
"드라마 제작사들은 상장돼서는 안 됩니다. 드라마 제작 시장은 구조적으로 제작사에게 철저히 불리하고 방송사와 연예인에게 유리하게 돼있어 제작사들은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입니다."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의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들이 해외에 수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있는 상황에서 언뜻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드라마를 한 회 제작하는 데에는 평균 1억의 비용이 든다. 이 중 방송사가 지원하는 돈은 절반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나머지 5000만원 이상은 제작사가 충당해야 한다. 이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간접광고(PPL)다.
방송사는 제작비 중 일정액만 부담하고 판권 등 이익이 되는 부분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PPL에 목을 멜 수밖에 없다. PPL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유명 연예인을 캐스팅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와 몇몇 스타급 연예인만 이득을 얻는 구조인 셈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논리를 따르자면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익뿐 아니라 위험도 제작사와 방송사가 투자한 비율대로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제작사에서 더 많은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수익은 덜 가져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누가 봐도 불공평하지만 방송사나 연예인들은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전 스크린쿼터 폐지 반대를 외치며 광화문에서 시위를 벌이던 몇몇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국문화를 지키기 위해 거대 미국자본과 맞서는 그들이, 국내 제작시장에서는 갑(甲)의 위치에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불공정한 관행을 뜯어고치기 위해 제작사들이 목소리를 낸다면 그들은 무슨 명분을 내세우며 반대할까. 혹 시장논리를 내세우진 않을까. 그리고 불평등 계약으로 수익을 향유하는 방송국은 어떤 입장을 표방할까. 9시 뉴스 앵커의 멘트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