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카이프 유령서비스

[기자수첩] 스카이프 유령서비스

이구순 기자
2006.05.17 09:01

“한국의 스카이프 회원들이 어떤 방법으로 ‘스카이프 아웃’과 ‘스카이프 인’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현재 한국에서 제공되는 스카이프 서비스는 회원간 무료통화 뿐입니다.”

전세계 1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업체 스카이프의 한국서비스 담당 임원의 말이다.

스카이프는 회원간 무료통화, 유선이나 이동전화로 전화를 거는 ‘스카이프 아웃’, 다른 사람이 걸어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스카이프 인’등 3종의 서비스를 중점 마케팅 대상으로 하고 있다.

스카이프의 1억 회원 중에는 한국인도 포함돼 있고 이들은 물론 ‘아웃’과 ‘인’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이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인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도 모르는 유령서비스를 쓰고 있다는 말이다.이게 무려 3개월 이상이나 지속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아웃’과 ‘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보통신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스카이프는 무턱대고 서비스 먼저 시작을 해 버렸다. 그러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면 바로 불법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자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니 소비자의 민원청구 대상도 불분명하다. 선불 서비스인 ‘인’서비스의 경우 지불한 요금대로 서비스를 다 쓰지 못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

세금문제도 마찬가지다. 영업을 통해 매출을 발생하는 기업은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는데 스카이프는 한국에서 유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발뺌을 하니 세금도 제대로 낼리 없다. 또 한국의 유선전화나 이동전화로 연결되는 경우 사업자간 접속료도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KT나 SK텔레콤 누구도 스카이프와 접속료 협상을 한 기업이 없다.

정통부는 3개월째 법률 검토 중이다. 엉뚱한 외국 사업자가 한국에 들어와 소비자 보호 방안도 없이, 세금도 제대로 내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채, 접속료 협상도 없이 전기통신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법률검토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전된 기술로 저렴한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아이템은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이다.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받으려면 그에 걸맞는 절차를 지켜야 한다.

스카이프는 더 이상 한국의 규제정책을 무시해선 안된다. 정당하게 소비자 보호정책과 세금, 접속료등 절차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고 정부 승인을 받은 뒤 사업을 해야 한다. 정통부도 외국사업자에게 무시당한채 앉아서 법률만 검토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