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외신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부자들의 기부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세계 2위 부자(포브스 기준)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지난 25일 자신이 가진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35조원)을 기부하겠다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가운데 300억 달러 가량이 개발도상국의 건강 향상 및 빈곤 축소, 교육 개선에 힘쓰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 들어갔다.
버핏이 보내기로 한 300억 달러에 게이츠 재단의 자산 300억 달러를 합하면 600억 달러에 달한다. 600억 달러는 실감이 나지 않는 액수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600억 달러는 하버드대 모든 학부생이 297년 동안 내는 학비며, 하루 1달러 이하로 사는 세계 최극빈층 12억명이 132일 동안 맥도날드 세트메뉴(3.75달러, 3600원)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돈이다. 유럽 대륙을 비롯해 인도와 중국 전 국민은 스타벅스 중간 사이즈 카푸치노커피를 하루 한 잔씩 1주일 동안 즐길 수 있다.
가진 것이 많아 수백억 달러를 내놓아도 남을 게 많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자신이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의 85%를 기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선행으로 버핏은 이제 '기부의 귀재'라는 별칭도 하나 더 얻게 됐다.
이에 앞서 게이츠도 지난 15일 자선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2년 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이에 질세라 영화배우 성룡도 "사회기부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존경한다"며 재산의 절반을 성룡 자선협회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비하면 한국 부자들은 기부에 참으로 인색하다. 얼마 전 삼성과 현대가 각각 8000억원과 1조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순수한 기부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물론 재산을 어떻게 쓰느냐는 개인의 자유다. 다만 "벌어들인 거대한 부에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며 자선활동에 기꺼이 여생을 바치는 그들의 '양심'이 부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