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판치는 편법ㆍ불법대출

[기자수첩]판치는 편법ㆍ불법대출

임동욱 기자
2006.09.11 19:52

우체통이나 아파트 광고판에 붙은 전단지가 판교 2차 청약자나 사업자금이 급히 필요한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기관 명의로 발송된 주택담보대출 안내가 그것이다.

얼마전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단지에 한 금융사 명의의 담보대출 전단지가 일괄 배송됐다. 이곳은 사업가가 많이 거주하는 까닭에 이같은 대출 안내는 급한 자금조달 수요가 있을 것을 노린 금융기관의 `특별마케팅'으로 여겨지기 쉬웠다.

그러나 주택 거래값 대비 지나치게 높은 주택담보비율(LTV)이 눈에 띄었다. 금융감독당국은 투기지역의 경우 LTV비율을 엄격히 규제한다. 그러나 이 전단지에 따르면 주택담보가액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시중은행 대출한도의 무려 2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확인 결과 제도권 금융사의 명의를 도용한 대출브로커의 안내문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안내문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시중은행뿐 아니라 대형ㆍ외국계 보험사 명의를 임의로 빌린 대출브로커의 전단지는 이미 각 가정에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역시 지난달말 각 금융사에 이같은 현황 및 조치에 대해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편법ㆍ불법대출은 감독당국의 감독 및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곳이어서 원천적으로 뿌리뽑기 쉽지 않다. 만연한 사례적발을 경찰력에 의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이같은 행위를 방치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제도금융권의 신뢰마저 훼손될 수 있기때문이다.

이들 사례는 규제가 있으면 회피가 있음을 잘 보여준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도높게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해도 그 회피노력에 대한 방어가 없으면 빛이 바랠 것이다. 근절은 아니더라도 최소화하기 위한 감독원과 업계의 노력은 분명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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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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