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하루만에 포지션 뒤집기…"'변덕스런 매매' 이해 안돼"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외국인이 잡았다.
지겨운 얘기지만 '선물 대량 매도 -> 베이시스 하락 -> 프로그램 매물 출회'의 수순을 따른 하락이거나 '선물 대량 매수 -> 베이시스 상승 ->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인한 상승이다. 전날 시장이 첫 번째 시나리오를 따른 반면 이날 장중 상승 시나리오가 적용되는 양상이다.
매매 규모도 적지 않다. 1만계약 순매도나 순매수하는 일은 예사다. 이날 장중만 해도 외국인 선물 순매수 규모는 1만계약을 넘었다.
시장 베이시스는 1.50~1.70의 콘탱고를 보이고 있고, 프로그램은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089억원 매수우위다.
주가도 오름세다. 프로그램을 제외한 주요 투자주체가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지수는 1360에 근접하고 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을 제외한 현물 매매가 극심하게 정체된 가운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 현상이 짙다.
문제는 하루만에 적지 않은 규모로 포지션을 뒤집는 외국인의 변덕스러운 매매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이날 외국인 매수는 상당 부분 환매수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선물가격이 전날보다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손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추세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단기 매매에 대한 손익을 따져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미결제약정 증가 속도가 느린 것으로 미루어 이날 외국인의 대량 매수는 환매수인 것으로 파악되며, 따라서 전날 매도가 신규매도인 셈"이라며 "선물가격을 감안할 때 이틀 간의 매매에서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이는데 하루만에 포지션이 급변할 만한 변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의 방향과 매매 동향이 상당히 일치한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하단에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거래는 지수가 1310~1380의 박스권 상하단에 근접할 때 두드러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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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최고점에 근접한 반면 코스피시장은 박스권 등락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외국인이 이를 이용한 매매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창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선물 매매는 시장의 추세를 겨냥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고, 초단기 매매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대량 매매에 나설 때 당일 주가 영향력은 크지만 외국인 선물 포지션이 시장의 추세적인 방향과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의 선물 매매에 따라 지수가 박스권 상하단에 이를 때 현물 시장에서 저항이나 지지가 나와 대량 매매 다음날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그는 전했다.
대량매매가 나타나는 당일 주가 영향력이 높은 것은 프로그램 비중이 높아지는데다 프로그램 수급이 매수나 매도 중 어느 한 쪽 방향에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설명했다.
한편 장중 코스피지수는 1358.19를 기록, 전날보다 14.22포인트 오르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상승폭을 1.66%로 확대했고, 대만 가권지수 역시 0.3% 오르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472억원 순매도중이고, 개인도 800억원 매도우위다. 기관이 1110억원 매수우위지만 프로그램 매수 물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순매도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IT 대형주가 상승세를 회복했고, 조선주가 전날에 이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4% 가까이 랠리하고 있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5%, 0.3% 상승중이다.
전날 급락했던 LG필립스LCD가 0.3% 소폭 오르고 있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1.5%, 1.2% 상승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물 투자자들은 추석 연휴를 앞둔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약하기 때문에 매매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