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죠. 누가 꿈엔들 생각했겠습니까?"
현대해상 직원인 A씨는 한숨부터 쉬었습니다. 본인이 다니는 회사의 CEO가 로비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던 날, 현대해상 직원들이 받은 충격은 그만큼 컸습니다.
현대해상의 하종선 사장은 알려졌다시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정·관계에 로비를 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 사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로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론스타와 정식으로 자문계약을 맺고 컨설팅 비용을 받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런 그가 9일에도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 주변에서는 하 사장이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고교·대학 동문이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소식에 현대해상 직원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야 할 사장실이 비어있는 현실을 보면서 업무 공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하종선 사장은 언론 보도가 나간 후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었습니다.
기자도 하 사장의 검찰 조사 사실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8일 그와 전화연결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은 받지 않았고, 사장실로 전화하면 '부재중'이었습니다. 비서가 기자임을 확인하고 기획실장과 통화하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현대해상측은 "하 사장의 검찰 조사와 현대해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검찰 조사를 받은 일로 하 사장과 통화하려는 기자에게 현대해상 기획실장과 통화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지요.
현대해상측의 말처럼 하 사장이 현대해상 CEO로 오기 이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현대해상 기획실장이 무슨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요.
하 사장은 9일 검찰 조사에서도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검찰 조사가 끝난 후에는 본인 스스로 당당하게 나서서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기자들의 전화를 기피하고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낸다면 의혹은 더 커질 것이고, 직원들의 불안감도 그만큼 늘어날 것입니다.
결자해지라 했습니다. 하 사장은 직원이 3000여명인 회사의 CEO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을 믿고 회사를 맡긴 친구에 대한 예의이며,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 대한 도리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