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Life]BMW 뉴 X5 4.8i, 3.0d
BMW는 지난 1999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시장에 스포츠 럭셔리 개념을 접목시킨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며 X5를 발표했다.
스포츠카와 맞먹는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럭셔리한 디자인은 당시 세계 자동차업계에 충격이었다.
그런 BMW가 X5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BMW 뉴 X5'. 데뷔 이후 무려 7년만에 심장과 뼈대를 완전히 바꾼 차세대 모델을 선보인 셈이다.

새롭게 태어난 뉴 X5를 만난 곳은 신들이 사는 곳, 그리스 아테네. 파란 하늘과 푸른 올리브 나무 사이로 서 있는 뉴 X5는 과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강인한 외형은 여전히 돋보였지만 이전보다 훨씬 근육질로 바뀌어 있었다. 특히 기존 모델보다 훨씬 키운 외형 덕택에 마치 당당하게 거니는 한마리 호랑이를 보는 듯 했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은 여전했다. V자형 엔진 후드와 사이드 휀더에 통합된 헤드라이트 덕분에 상당히 파워풀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키드니 그릴과 범퍼 사이에 그물망(매시) 스타일의 통풍구를 둬 이채롭다.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모양새다. 하지만 뉴 X5 개발을 총괄한 알베르트 비어만씨는 "공기 역학을 염두에 둔 기능적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오버행(차의 앞쪽 범퍼끝에서 타이어 중간까지의 길이)과 18인치 타이어 덕택에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예감했다. 유선형 디자인과 루프 스포일러로 인해 뉴 X5의 공기저항계수는 0.33으로 동급 모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자랑한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뉴 X5의 길이*넓이*높이는 4854*1933*1766mm로 기존 모델의 4667*1872*1707mm보다 전반적으로 커졌다. 실내 공간의 크기를 보여주는 휠베이스(축거)도 2933mm로 기존 모델보다 113mm 정도 길어졌다. 크기 확대에도 불구하고 몸무게는 기존 모델과 거의 바뀌지 않아 달리기 성능을 한층 강화시켰다.
덕분에 뉴 X5는 옵션으로 2개의 시트를 추가해 3열 시트를 구성할 수 있다. 회사측은 170cm 신장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고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어른이 타기에는 불편했다. 어린이들이 타기에 적합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2열 시트의 공간은 기존 모델에 비해 확실히 넓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트렁크 용량은 1720리터로 크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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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은 BMW 스타일 그대로다. 높은 시트 포지션 덕분에 전방 시야가 좋다. 사이드 미러는 차체에 비해 엄청 커져 사각 지대를 상당부분 없앴다.
BMW 특유의 오렌지색 계기판이 반갑다. 대시보드는 5시리즈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느낌이다. 다만 기존 모델에는 없던 iDrive가 새롭게 장착된 점이 특이했다. 고급스런 실내 재질, 꼼꼼한 마감 등 어디하나 흠잡을데 없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BMW 고유의 엔진음이 느껴진다. 4800cc에서 뿜어내는 힘은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운전자를 압도했다.

맨먼저 시승한 차는 4799cc V8기통 엔진을 탑재한 4.8i 모델. 최고출력은 6300rpm에서 355마력, 최대토크는 3400~3800rpm에서 48.5kg·m을 뿜어낸다. 최고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11%, 최대토크는 8% 향상됐다.
변속기는 ZF제 6단 스텝트로닉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로 엔진과 좋은 조합을 이루며 힘을 최대한 뽑아낸다. 변속은 빠르고 정확했다. 기존 5단 모델의 기계식이 아닌 7시리즈에 적용된 전자식으로 만들어져 기어 변속에 걸리는 시간이 약 50% 줄어들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덕분에 최고속도는 시속 240km,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5초에 불과하다. 거의 스포츠카 수준이다.
엔진 rpm을 높이자 BMW 특유의 '쉐~엥'하는 고음의 엔진음이 발끝 저 멀리서 온몸을 자극한다. 시속 210km까지 거침없이 달려가며 그리스의 고속도로를 헤집고 다닌다.

단단한 강성을 가진 차체와 뛰어난 성능의 엔진, 고도로 정제된 서스펜션, 각종 첨단 기능 등 모든 부품이 '최고의 드라이빙 머신'을 위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다.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엔진에서부터 변속기,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운전자와 한몸이 되는 느낌이다.
2차 시승 구간인 아테네의 북부 지역인 말라카사와 마라토나를 거쳐 돌아오는 190km의 도로는 마치 뱀같은 급한 코너길의 연속이었다.
아차하면 한길 낭떠러지, 하지만 BMW의 칼같은 코너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뉴 X5에 새롭게 장착된 어댑티브 드라이브와 xDrive 4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급한 코너길에서도 타이어가 바닥을 움켜쥐듯이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5시리즈에 탑재됐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뉴 X5에 얹었다. 앞유리 너머로 보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에서 표시하는 내용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차량속도는 물론이고 현재위치와 거리, 방향 화살표 등의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들여올 때는 한글화된 K-내비게이션을 들여올 예정이다.
BMW는 3000cc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한 3.0d 모델도 소개했다. 최고 출력 231마력, 최대토크는 53.1kg·m. 디젤이지만 4800cc 가솔린 모델과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고갯길을 넘나들 때는 토크가 좋은 디젤이 더 낫다는 느낌이 들 정도.
BMW가 뉴 X5를 신화의 나라인 그리스에서 처음으로 언론에 선보였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BMW의 의지가 느껴진다.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일까? 기대된다.
뉴 X5는 내년 상반기께 디젤 모델을 시작으로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