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하늘을 담은 차 "경쾌함이 묻어난다"

[시승기]하늘을 담은 차 "경쾌함이 묻어난다"

김용관 기자
2006.11.24 13:31

[Car Life]푸조 307SW 2.0 HDi

오랜만에 유쾌한 차를 만났다. 바로 푸조의 307SW 2.0 HDi. 감당하기 힘든 고성능을 자랑하는 독일차나 일본차에 비해 이 차는 타면 탈수록 숨겨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시승차를 받았을 때의 첫 느낌은 그저 그랬다. 외관은 세단과 SUV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크로스오버형 차량(CUV). 기본형 해치백 모델보다 길이와 높이가 각각 220mm, 70mm 더 크다.

왜건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앞모습과 뒷쪽의 부조화가 별로였다. 특히 싹둑 자른듯한 커다란 프론트 그릴과 샤프하게 치켜뜬 헤드램프가 멋진 앞모습에 비해 밋밋한 뒷모습에서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실망감을 안고 문을 열었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실내 내장재는 요즘 고급차에서 보는 그런 럭셔리한 느낌은 없다. 원가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인다.

가죽과 직물을 혼용한 스포츠 버키트 형태의 운전석 시트가 편하다. 시트의 양쪽 날개가 허리를 부드럽게 감싼다. 운전자세를 제대로 잡아줘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 없다. 실망이 점차 기대감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앞 유리창 바로 앞에 7인치 AV모니터가 장착돼 내비게이션과 지상파 DMB 방송을 이용할 수 다. 터치 스크린 타입인데 운전석에 앉아서 조작하기에는 거리가 멀어 불편하다.

이 차는 5인승이지만 옵션으로 3열 시트를 추가할 수 있다. 2열의 3개 시트는 각각 독립식으로 탈착이 가능해 높은 공간활용도를 보여준다. 특히 2열에는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접이식 테이블이 장착돼 이 차가 패밀리 카로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307SW가 자랑하는 ‘문라이트 글래스 루프(Moonlight Glass Roof)’로 불리는 파노라마 루프는 처음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타는 사람마다 감동의 연속이었다.

차안에서 넓은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특히 눈오는날 연인과 함께라면 분위기 만점일 듯. 위가 막혀 있는 차들이 갑갑하게 느껴진 것도 307SW를 접하고 나서부터다.

시동을 걸었다. 묵직한 디젤 특유의 배기음이 그르렁 울린다. 창문을 올리자 그 소음도 이내 멀어진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두툼해 잡기 좋다. 무게감도 적당히 무거워 만족스럽다.

138마력(4000rpm)의 2리터 HDi 디젤 엔진은 2000rpm부터 32.6kg·m의 최대토크가 나와 어느 속도에서건 운전 재미을 느낄 수 있다. 4단까지 오버 부스트 시스템에 의해 최대토크를 34.6kg·m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속 100km 이내에서의 펀치력은 기대치를 훨씬 웃돈다. 제원표상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10.7초에 불과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체감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다. 속도를 높이면 다소 거친 엔진음이 들리지만 귀에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여기에 맞물린 팁트로닉 6단 자동변속기는 디젤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준다. 4단에서 6단으로 바뀐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는 무게와 크기까지 줄어들었다. 덕분에 307SW는 경쾌하고 기민한 몸놀림을 마음껏 자랑하며 거리를 질주했다.

다만 고속에서의 파워는 다소 떨어진다. 시속 150km를 넘어가면 답답한 느낌이 들 정도. 그러나 차의 성격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속도면 충분하다.

승차감은 다소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지만 국산차의 물렁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특히 코너길에서는 롤각을 억제해 코너를 안정적으로 빠져나갈 정도로 탄탄한 하체를 자랑한다. 아울러 앞바퀴 굴림 방식의 왜건임을 잊게 만드는 날카로운 핸들링은 달리기의 즐거움을 배가했다.

안전에도 신경썼다. 차체 강도를 크게 높인 바디 구조와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 여기에 6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ESP, ABS 등 안전시스템도 가득 담고 있다.

차급을 잊게 만드는 경쾌한 달리기 성능, 리터당 14.4km의 높은 연비, 널직한 공간의 실용성, 파노라마 루프의 환상적인 야경 등 이 차의 매력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주중에는 출퇴근용으로, 주말에는 가족 여행용으로 '딱'일 듯 싶다.

게다가 차값도 3500만원에 불과(?)하다. 국산차는 논외로 치자. 이 정도 가격에 다른 수입차와 비교하면 307SW의 가치는 크게 높아진다.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한번더 심각한 '고민'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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