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자산 이익 급증 불구 1.7조원대 순손실
한국은행이 과도한 통안증권 이자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3년 연속 적자에 빠졌다. 이로 인해 남아 있던 임의적립금 전액을 소진하고, 법정적립금의 일부까지 손실을 메우는데 사용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외환보유액에서 이익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거의 줄이지 못했다. 금융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적자구조가 만성화될 수 있다고 우려되는 대목이다.
29일 발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1조75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502억원이던 적자가 2005년 1조877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다.
다만,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에는 수지가 대폭 개선돼 추가 적자를 4000억원 미만에서 막았다. 미국 등 국제금융시장 금리가 오른데다, 외화유가증권 등의 이자가 하반기에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 외화자산 운용으로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10조182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조7584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통안증권 이자 6조8062억원을 포함해 영업비용도 11조9450억달러으로 역시 2조6014억원 증가했다. 이로 인해 연간 적자 규모를 1179억원 줄이는데 그쳤다.
외화예치금이 10조원, 국고채가 2조6000억원, 외화유가증권이 5조원 가량 증가하면서 이자수익(할인료 포함)은 약 3조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에 주는 이자가 7700억원, 통안증권 이자가 6600억원, 환매조건으로 매각한 채권에 대한 이자가 5000억원가량 각각 증가해 큰 폭의 수지개선이 어려웠다.
지난해 대폭 늘어난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왑에서는 서로 비슷한 규모의 이자를 주고 받았다. 한은이 지급한 이자가 7000억원수준, 국민연금에서 받은 이자가 6400억원 정도다. 약 600억원 정도를 한국은행이 더 준 것인데, 전년보다 300억원 정도가 늘었다.
당기순손실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하면서 발생한 평가손은 7조7738원에 달한다. 2005년 1024원이었던 연평균 환율이 70원 가량 급락하면서 외화자산의 원화환산 가치가 그만큼 줄어든 것. 지난해말까지 환율하락때문에 발생한 자산가치 감소 누적액은 무려 26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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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적자행진으로 한은은 그동안 쌓아두었던 임의적립금 전액을 소진하고 법정적립금까지 손을 대야 했다. 지난해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는 1조5807억원이던 임의적립금 전액을 이입하고도 법정적립금에서 1789억원을 빼내야 했다.
남은 법정적립금은 이제 2조원 남짓. 만약 올해 또다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다면 정부가 국민에게서 거둔 세금으로 메워줘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