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쿠홈시스와 리홈 부방테크론이 대를 이은 밥솥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공교롭게 두 회사의 창업주는 몇달 사이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2세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30년이 넘는 두 회사의 라이벌전은 이제 해외유학파 2세로 이어졌다.
리홈 부방테크론은 이달초 이대희 대표이사(37)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대희 대표는 이동건 부방테크론 창업주의 장남이다. 이동건 회장은 국제로터리클럽 차차기회장에 선출되면서 경영권을 장남에게 물려줬다.
이에 앞서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11월 구자신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구본학(39)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구본학 사장은 구자신 회장의 장남이다.
이대희 대표와 구본학 대표는 30대 후반의 젊은 2세 CEO다. 모두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온 해외 유학파다. 이 대표는 미국 클라크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구 대표는 일리노이대학에서 회계학 석사를 땄다.
쿠쿠홈시스와 부방테크론은 국내 전기밥솥의 역사를 이어온 회사다. 쿠쿠홈시스는 78년 성광전자가 모태고, 부방테크론은 76년 삼신공업사로 사업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밥솥 사업에 뛰어는 것은 78년 말부터다. 성광이 먼저 LG전자의 전기밥솥을 OEM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삼신은 79년 초 전기밥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외에 청소기 등 생활가전 사업부에서 두 회사는 라이벌 관계를 만들었다.
OEM으로 밥솥을 만드는 시절부터 두 회사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 LG 등 대기업에서 밥솥 신제품을 내놓을라 치면 성광과 삼신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여야 했다. 서로 신 모델을 먼저 차지해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ISO인증 취득도 상대 회사보다 먼저 따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상대방 생산량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직원들이 치열한 경쟁을 폈다. 심지어 사보까지 상대 회사보다 더 좋게 만들라는 주문도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러다 성광은 98년부터 자체 브랜드 쿠쿠로 밥솥을 만들기 시작했고, 삼신은 2000년부터 리홈 브랜드로 밥솥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자체 브랜드를 먼저 낸 쿠쿠홈시스의 승리. 밥솥 시장에서 쿠쿠는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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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은 2세인 구본학 대표와 이대희 대표에게로 넘어갔다. 두 대표는 취임초기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펴는 등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쿠쿠는 최근 탑콘트롤에디션이란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제품은 밥솥 조작 버튼을 위로 올리고 크리스탈로 장식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부방은 쿠쿠의 신제품보다 2주 먼저 출시한 블랜&실버 나인클래드의 내솥 두께가 두꺼워 밥맛이 좋다는 자료를 냈다. 이에 쿠쿠홈시스는 내솥 두께로 밥맛이 좋게하는 기술은 예전 이야기이고, 이제는 디자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다시 부방은 밥솥 본연의 기능인 밥맛에 내솥 두께가 중요하다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라이벌간 선의의 경쟁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에너지가 된다. 두 회사의 선의의 경쟁을 바라는 소비자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