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투자주체의 순매수 유입...'늦깎이 스타군'으로 발돋움
조선주의 상승세가 놀랍다.현대중공업(396,500원 ▲6,500 +1.67%)을 비롯삼성중공업(28,050원 ▲50 +0.18%)대우조선해양(131,800원 ▲2,100 +1.62%)현대미포조선(223,000원 ▲3,500 +1.59%)은 24일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고가 행진이 반복되며 더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조선주는 올들어 쾌속순항을 거듭하며 과거 '(굼뜬) 굴뚝주'에서 '시장을 지탱하는 기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은 SK와 더불어 지수 등락을 가늠하는 잣대로 발돋음했다.
◇상승 이유는=무엇보다 장기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주요 펀드들이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를 펀드 편입의 단골메뉴로 선호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외국인과 개인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탄력을 키우고 있다.
인기몰이의 비결은 역시 탄탄한 실적 향상이다. 조선사들은 대부분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 올들어 각 조선사들은 잇따라 대규모 수주에 성공, 현재 실적 향상은 물론 향후 전망까지 장밋빛으로 물들였다.
실제 이날 삼성중공업은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조8233억원, 영업이익 765억원을 올려 각각 전년동기대비 24.2%, 3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적개선 기대감을 지표로 확인한 것으로, 다른 조선사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한투자증권 장근호 애널리스트는 "조선주의 최근 급등은 앞으로 3년간은 탄탄한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큰 폭의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다"며 "신조선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2분기 이후 실적개선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종은 특히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대규모 수주실적을 통해 이같은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비록 전체 물량면에서는 중국이 우리를 앞섰으나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며 수익 중심으로 선회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에 비해 5~7년 이상 앞서 있어 당분간 추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중국 조선업체들이 생산규모를 확대하는 시기는 2010년 이후로 당분간 국내 조선사 호황의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주력선종인 LNG선과 해양설비, 컨테이너선 등에서 중국보다 기술력이 크게 앞서기 때문에 실적개선 추세를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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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오히려 "중국 조선업체들이 지난해말 이후 벌크선 수주에 주력하고 있어 생산규모를 감안할때 상대적으로 컨테이너선 수주는 국내 조선사들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도 조선주에 대한 믿음을 키웠다. 대표주자인 현대중공업의 노사는 지난 3월말 12년째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7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고 노조가 없는 삼성중공업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년 노사협상을 큰 탈 없이 원만히 대화로 풀고 있다.
◇순항 이어질까=현대중공업이 이달 4일 사상 최초로 20만원대를 넘어서자 전문가들은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튿날인 5일 소폭 하락한 뒤 다시금 순항에 나섰다. 상승 폭을 3%에서 4%로 키웠고 24일에는 전일 대비 9.62%나 치솟았다. 대형주가, 그것도 굴뚝주가 10% 가까이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 급기야 7위였던 시가총액 비중이 이날 장중 한때 6위인 우리금융을 제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시가총액 30위권에 진입했다. 데뷔한 지는 오래됐지만 늦게 빛을 발하는 '늦깎이 스타군'을 보는 듯 하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기어이 애널리스트들의 시각마저 바꾸고 있다. 시장 평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내는 선순환 국면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주에 대해 칭찬 일색으로 바뀌고 있다. 단기 급등보다는 추가상승 여력이 더 높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장근호 애널리스트는 "단기급등한 것이 사실이지만 오버슈팅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탄탄한 실적개선과 안정적인 업황 전망 등으로 조선주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가들의 매수세 확대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주말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현대중공업 등 주요 조선주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의 사랑은 꾸준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재동 주식운용본부장은 "조선주가 최근 많이 올랐지만 아직까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조선주 주가흐름은 단기급등에 대한 우려보다는 추가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수지만 비관전망도 나온다. 오크우드투자자문 김지웅 펀드매니저는 "조선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으로 3년 이후 상황을 예측해서 투자해야 하므로 지나친 장밋빛 업황 전망은 금물이다"며 "상승률 측면에서는 조선주보다는 조선 관련 부품주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사랑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장기간 지속된 만큼 이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면 수급 측면에서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