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금 위탁운용사를 선정시 선진국의 운용사 평가기준인 깁스(GIPS: Global Investment Performance Standards)를 적용할 방침이다. 깁스는 자산운용기관의 투자성과를 계산하고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데 있어 지켜야 할 윤리기준으로 미국을 비롯, 전세계 25개국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깁스는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동일한 운용 스타일로 묶은 '콤포지트(Composite)'단위로 평가해 개별 펀드보다 동일 유형별 전체 펀드의 수익률에 평가의 초점을 둔다. 따라서 특정펀드나 회사의 '간판펀드'의 수익률 관리로 운용사 선정과정에서 이득을 본 운용사들이 제도 도입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기 국민연금관리공단 리스크관리실장은 21일 "연금 위탁운용사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강화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인 깁스를 도입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공식발표를 하고 2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도 도입을 검토해 왔으며 도입 과정에서 자산운용사의 의견을 반영해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제도를 도입한 자산운용사에겐 위탁 운용사 선정과정에 인센티브를 줘 강제적으로 실시하기보다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깁스는 △모든 펀드를 운용전략에 따라 콤포지트 단위로 분류해 공시 △공시 최소 5년 이상 또는 설립후 전체기간 수익률을 공시 △시가평가 의무화 △실제로 운용된 성과만을 제시 △일관된 원칙을 적용해 지속적으로 공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의 제도를 베끼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홍 실장은 "외국 운용사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고 국내 운용사들도 해외진출을 하고 있는 마당에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며 "깁스는 글로벌 스탠다드이고 국내 현실에 맞춰 세부적 사항을 손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자산운용사별로 수익률 공시에 포함되는 수탁액 기준을 50억원 이상으로 정하면 이를 반영해 줄 계획이다. 다만 기준을 수시로 바꾸거나 합당한 이유없이 변경하면 인정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이날 오후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깁스 제도 도입의 구체적 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듣지 못한 상태이며 설명회가 끝난 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현 제도에 비해 크게 바뀌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가 예상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비슷한 펀드가 너무 많거나 특정 펀드의 수익률 관리에 노력한 회사는 콤포지트 단위로 평균 수익률을 제시할 경우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을 잡기 위해선 전체 펀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