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니...휘발유값 내린다

누르니...휘발유값 내린다

강기택 기자
2007.06.14 19:36

GS칼텍스 이어 SK도 인하, 정부-여론에 굴복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정유업계의 마진축소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정유사인 SK가 14일 휘발유 가격을 2주 연속 내렸다. 인하폭도 5개월새 가장 큰 폭이었다. SK의 경쟁업체인 GS칼텍스 역시 2주 연속 휘발유 가격을 인하했다.

이에 대해 정유사가 고마진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여론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K, 에쓰오일 등 상장 정유회사들이 올 1분기에 사상최대의 순익을 냈다고 발표하자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정유회사들의 정제마진이 유가인상의 주범이라며 비판의 눈길을 보내 왔다.

SK는 14일자로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세후 공장도 기준가격을 ℓ당 1497원에서 1478원으로 19원 인하했다. 인하 폭은 지난 1월 이후 다섯 달 만에 최대다. 경유 가격은 7원 내렸다. SK는 지난주에도 휘발유 가격 9원, 경유가격 3원을 내렸다.

앞서 GS칼텍스가 지난 13일자로 휘발유 공장도 기준가격을 ℓ당 8원 인하했다. GS칼텍스는 경유 가격은 동결했다. GS칼텍스는 지난 6일에 휘발유 가격과 경유가격을 각각 6원, 1원 내렸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SK의 가격인하폭이다. 이번에 SK가 휘발유 가격을 내리기 전까지는 SK 휘발유의 공장도 가격이 GS칼텍스보다 평균 7~8원 가량 높은 수준이었지만 SK가 대폭 가격을 내리면서 SK의 휘발유 공장도 가격이 오히려 낮아졌다.

이처럼 시장점유율 1위인 SK의 가격인하는 결국 다른 정유사들에게도 가격인하 압박요인이 될 전망이다. 각 회사별로 가격결정 구조가 약간씩 차이가 있어 인하폭은 다를 수 있겠지만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내리는 데 후발업체들이 거꾸로 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의 가격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SK도 이번 가격 인하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논의가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휘발유 가격을 대폭 내리자니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는 모양새가 되고 소폭으로 하는 것 역시 여론 무마를 위한 '생색내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SK의 정부의 유류세 인하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정유업계, 특히 선두업체인 SK에 가격 인하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날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은 "세금을 인하하기 보다는 유통비용을 낮춰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5월 중순 이후 하향추세를 보여 이를 반영한 것"이며 "ℓ당 19원 공장도 가격을 인하한 것도 이같은 가격추이를 반영해 통상적으로 해 왔던 가격 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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