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담합, 과징금, 그리고 배신

[현장클릭]담합, 과징금, 그리고 배신

김성희 기자
2007.06.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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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보험료 담합에 따른 과징금 부과조치를 받으면서 손보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공정위에 혐의사실을 인정하고 조사에 협조한 일부 손보사의 행동에 대해 나머지 손보사들이 '동업자 정신'에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내막은 이렇습니다.

대형 손보사중 한 곳인 A사는 공정위에 가장 먼저 '자수'를 했습니다. "담합한 것 인정할테니 한번만 봐달라"고 한 것입니다. 먼저 자진신고를 할 경우 부과된 과징금에 대해 감면조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회사는 적극적으로 공정위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손보사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자진신고를 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회사의 준법감시인이 손보업계의 의견을 대변하겠다며 업계 대표를 자처해놓고 뒤로는 공정위에 정보를 제공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손보사들이 배신감에 몸을 떠는 이유입니다.

B사의 한 임원은 "형편이 어려운 소형사도 아니고 대형사가 그럴 수 있나"라며 "자기만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꼴이 아니고 뭐냐"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C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건의 경우 손보사 입장에서 담합으로 인정하고 넘어가기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며 "그런데 특정 회사가 모든 사실을 시인하고 공정위에 협조했다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짢아했습니다.

공정위는 A사 외에도 공정위에 협조한 중소형사인 D사와 E사에 대해서도 감면해줄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들 회사는 A사가 공정위에 자수하자 나중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들 3개사는 실제 알려진 것보다 적은 금액이 부과될 것입니다.

공정위는 이들 3사의 입장을 고려해서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협조한 회사가 어디인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황에서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정위에 협조한 회사가 떳떳한 일을 했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보험사 임원은 "공정위에 자진신고 제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더군요. "먼저 자수하면 용서해준다는 얘기인데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자질해서 그 사람의 죄가 가벼워진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왜일까요.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손보사들은 많게는 119억원부터 적게는 8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지난해 이익이 줄어드는 등 힘든 한해를 보낸 손보사들로서는 뼈아픈 과징금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 저래 속상한 손보업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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