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심정으로 파업철회 부탁합니다"

"어머니 심정으로 파업철회 부탁합니다"

박준식 기자
2007.06.20 13:18

울산 140개 시민단체 대표 금속노조 항의방문 "현대차 파업철회해 달라"

"어머니의 심정으로 부탁드립니다. 제발 파업만은 하지 말아주세요."(김금자 울산 YWCA 회장)

"폐허 속에서 일으킨 지역경제입니다. 경제발전을 생각한다면 파업은 대안이 아닙니다."(서진익 6.25참전유공자회 울산지회장)

"해마다 계속되는 파업 때문에 울산 시민들의 가슴은 멍투성이 입니다. 파업 수위라도 조절해줄 수 없겠습니까."(이두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새벽녁 울산에서 출발해 20일 11시 영등포 민주노총 금속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울산 시민단체 대표 17명의 '항의'는 사실상 읍소에 가까웠다.

울산의 140여개 시민경제단체가 구성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 공동위원장 이두철 외 4명)는 이 날 울산현대자동차(509,000원 ▲28,500 +5.93%)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상경했다.

금속노조 사무실에 들어선 시민단체 대표들은 먼저 "현대차 지부를 앞세운 한미FTA 비준 반대파업 계획을 철회해 달라"라는 내용의 파업철회 서한문을 노조측에 전달했다.

행울협 대표들은 서한문에서 "우리 경제가 환율하락과 고유가, 후발국의 추격 등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 있는데도 금속노조는 파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110만 울산 시민은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어 "근로자의 권익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안을 이유로 파업에 나서고, 이를 조합원의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인 지침으로 단행하려 하는 것은 국민들의 엄청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울협은 덧붙여 정치파업 철회가 이뤄지지 않고, 파업이 강행될 경우 협의회 회원 30만명이 대규모 규탄집회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두철 울산상의 회장
▲이두철 울산상의 회장

하지만 금속노조의 입장은 강경했다. 박근태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이끄는 3명의 노조대표들은 "정부는 그동안 한미FTA와 관련해 노동계가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토론회를 제안해도 이를 무시했다"며 "현대차가 파업을 하면 울산경제가 망가진다고 하지만 우리는 FTA로 인한 서민경제 전체의 파탄을 막기 위해 파업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업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매도하고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원만한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다"며 "항의방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파업방침을 철회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한편 양측 대표단은 이 날 금속노조가 마련한 회의실에서 1시간여 동안 토론을 벌였지만 이 자리는 대부분 서로의 주장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미FTA 협정문 체결에 반대하는 금속노조는 FTA 필요성에 관한 토론을 주장했고, 행울협은 현대차의 파업철회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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