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허덕' 기아차, 노조파업에 또 '덜컹'

'적자허덕' 기아차, 노조파업에 또 '덜컹'

이진우 기자
2007.07.02 11:39

4분기째 영업적자 속 노조 3일부터 파업 강행

'매출액 3조8506억원, 영업손실 737억원(영업이익률 -1.9%), 당기순손실 306억원.'

기아자동차(162,300원 ▼6,200 -3.68%)가 올 1·4분기에 기록한 참담한 성적표다. 지난해 2·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손실에다 당기순이익 역시 3분기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나빠지면서 한때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는 등 기아차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이쯤 되면 '비상경영' 선언만으로도 벅찬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도 기아차 노조는 3일부터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또다시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주 금속노조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정치파업에 동참한 뒤 2일 단 하루만 공장을 정상적으로 돌리고 다시 일손을 놓겠다는 얘기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회사사정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다.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는 이를 위해 이미 지난달 27일 쟁의행위를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 조합원 총원 대비 57.5%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노사양측은 앞서 지난달 18일 첫 상견례를 가졌으나 노조측이 사측의 불성실 교섭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협상을 가져보기도 전에 쟁의절차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가 3일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가면 공장은 오는 6일까지 주야 4시간씩 하루 8시간 가동을 멈추게 된다. 주간조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야간조는 오후 10시 30분부터 새벽 3시 30분까지 일손을 놓는다.

기아차 관계자는 "보통 부분파업은 오전 또는 오후만 하는 방식인데, 이번 파업은 말 그대로 작업 조금 하다가 다시 쉬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작업을 하는 식으로 하루종일 회사에 더 큰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파업은 품질 불량률이 높아지는 등 많은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아차 노조가 이번 파업에 앞서 사측에 제시한 요구안은 임금 12만8805원(기본급 8.9%) 인상 및 성과급 200% 지급, 사내 모듈공장 유치 등이다. 사측 관계자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회사에 12만원이 넘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게다가 성과급까지 내놓으라니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이런 식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은 사실상 주주와 고객들에 대한 배임행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내 모듈공장 유치 요구 역시 임금협상이 아닌 단체협상에서나 논의할 사안"이라며 "올해는 임협만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반려했는데, 사측이 불성실 협상을 하고 있다고 몰아부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아차 노조의 이같은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돌입에 대한 외부의 비판여론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더 강성인 현대차 노조에 묻혀가는 양상이었는데, 노조측의 무리한 파업이 강행될 경우 고객들의 외면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영업환경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아차 관계자는 이날 "본사 주요부서에는 '적자로 헤매는 기업에서 무슨 파업이냐'는 고객과 주주들의 항의성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의 한 조합원은 이같은 상황을 두고 ""너 죽고, 나죽고…. 결과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는 글을 노조 홈페이지에 남기기도 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노조측의 임단협 파업(11.2일)으로 4만8000대의 생산차질과 함께 7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손실을 입었다. 올들어서도 노조가 지난달 28~29일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동참하면서 2718대의 생산차질과 396억원의 매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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