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중재안까지 마련하면서 이랜드 점거농성사태 해결에 힘을 보탰지만, 이랜드 노사는 합의안 도출에 결국 실패했다. 이랜드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랜드 노사는 10일 서울지방노동청에서 뉴코아 최종양 대표, 김연배 관리담당 이사, 홈에버 오상흔 대표와 안성일 노사협력실장, 뉴코아노조 박양수위원장과 김호진 부위원장,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위원장과 홍윤경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4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두차례의 정회를 포함해 총 3시간에 걸쳐 교섭을 가졌지만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날 교섭은 첫단추부터 잘못 꿰여졌다. 사측은 노조가 노동부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이날 교섭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반면, 노조 측은 아예 중재안 자체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교섭이 끝난 후 오상흔 홈에버 대표는 "노동부로부터 이 자리에 오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당연히 정부의 중재안에 대해 노사가 모두 수긍한 상황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막상 와보니 노조가 중재안도 모른다고 하고 또 다른 조건을 제시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반면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은 "중재안이라는 것을 받아본 것은 이 자리에서 처음"이라며 "정부와 회사가 상의해 만들어 놓은 안을 놓고 합의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참석한 민노총 관계자 역시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결국 교섭중 노사 양측은 갑론을박 끝에 두 차례의 정회까지 벌이다 협상을 결렬시켰다.
사업장 점거 농성 철수 여부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갈렸다. 김위원장은 "회사가 기존과 전혀 달라진 것 없이 무조건적인 점거농성 철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위원장은 "회사가 손해배상소송, 고발 및 고소, 가족 협박 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점거를 푼다는 것은 회사가 쳐놓은 함정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회의 중간에 손배소 등을 취소할 수 있냐고 묻자 그건 안된다고 하면서 점거만 풀라고 하는데 그건 우리보고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항변했다.
반면 홈에버 오상흔대표는 "기존에는 점거철수 없이는 대표간 대화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벌써 오늘도 점거를 철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화에 나오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대표는 "노조가 정부의 중재안에 대해 합의만 해준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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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 해직 직원 53명의 복직에 대한 건도 이견이 극심했다. 노조측은 "홈에버 해직 직원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뉴코아의 53명도 어떻게 나온 숫자인지 모르겠다"며 "게다가 완전 복직도 아닌 30일 임시 복직에 이후는 나몰라라는 것인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뉴코아 최종양 대표는 "노동부, 민노총 등이 상의해 나온 숫자"라며 "일단 교섭을 위한 기간인 한달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한 뒤 다음 이야기는 협상을 통해서 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