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시급

요즘 들어서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이 무척 많아지고 있다. 경제는 세계10위권을 넘보고 있는데도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것은 우리의 주변 환경이 너무도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응하여 경제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흔히 국가의 미래 발전 가능성은 해당국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대변되곤 한다. 지난 1일 중국 상하이 자오퉁 대학 고등연구소가 발표한 ‘2007년 세계 대학학술순위‘ 평가에 따르면 , 한국의 경우 최우수 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대학교가 164위로 매겨져 있을 뿐, 세계 100위권에 들어있는 대학이 한군데도 없다.
우리 주변국들의 경우를 보면, 일본의 동경대학이 20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각각 167위와 228위를 기록하였다. 이 평가 결과는 최근 우리의 미래상황을 비유하여 거론되고 있는 ‘일본에 견제당하고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샌드위치론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서 우리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보다 경제발전이나 인적자원규모에서 훨씬 뒤쳐져 있다고 생각하는 말레이시아의 국립대학이 100위권을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학술회의 때문에 일본과 말레이시아를 자주 방문하면서 이들 국가의 발전상을 직접 보아온터라 이러한 결과들이 그렇게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현재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대학들이 이렇게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평가는 교수진의 노벨상 수상실적, 피인용 교수 논문 편 수, 세계적 과학 잡지인 네이쳐(nature)지와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논문 편 수, 그리고 졸업생 평가 등을 근거로 하였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 대학들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 IMF사태 이후 우리 대학들도 교육 시장 개방에 대비하여 나름대로 자구책을 강구하여 왔다. 특히 국공립대학들의 경우, 지역별 대학 통폐합, 대학별 학과 통폐합, 행정조직개편 등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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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노력들은 대부분 그동안 외형적으로 비대해진 조직을 정비하는 데 그쳤을 뿐, 대학본연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이나 연구의 향상을 기하는데 에는 별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선진국의 우수 대학들이 무엇보다 먼저 훌륭한 교수를 확보하여 교육과 연구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너무나 대조적이다.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한국의 석학이 지적한 ‘ 한국의 대학은 건물에 투자하고 미국의 대학은 교수에 투자한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실제로 유럽의 명문대학들의 경우를 보면 역사는 꽤 길지만, 건물다운 것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의학, 정치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명문 하이델베르그 대학만 보더라도 670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대학 캠퍼스는 우리 대학들 보다 훨씬 못하다. 그 대신 주변 넥카강변의 언덕위에 가정집 모양의 아담한 연구소들이 눈에 띄일 뿐이다. 독일 교수의 말에 의하면 이 조그마한 연구소들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꽤 많이 나왔다고 한다.
필자는 선진국의 이 같은 실상을 보면서 우리대학들은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 밖에는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최근 가짜 박사 학위소지자들이 한동안 스타교수 행세를 하면서 판쳐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 해마다 많은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R&D 투자도 세계 7위 안에 들만큼 거액에 이르지만 발표된 논문의 피인용 횟수는 2004년도 현재 2.8회로 하위권(29위)을 맴돌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 연구의 질적 수준이 낮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이제야말로 우리대학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훌륭한 교수들을 확보하여 우수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온힘을 기울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