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글로벌기업이 되려면

[기자수첩]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최명용 기자
2007.08.29 10:10

"해외 법인장의 30%를 현지인으로 뽑겠다" 최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한 말이다. 미국 법인장은 미국인에게, 유럽 법인장은 유럽인에게 맡긴다는 얘기다. 지금까진 해외 법인의 99% 이상이 한국인을 파견했다.

남용 부회장은 또 해외 법인의 평가 잣대 중 하나로 시장점유율 대신 투자자본 이익률과 공헌이익 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해외 법인이 얼마나 현지화에 성공했느냐를 보겠다는 얘기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조직내 갈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직슬림화로 가뜩이나 자리가 줄고 있는데, 그나마 있는 자리를 외국인들에게 넘기면 어쩌냐는 불만이다. 해외에 투자할 바에야 한국에 투자하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외국기업들의 대부분은 한국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가 많다. 한국의 정책과 제도, 문화에 대한 이해없이 본국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려다 실패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해외 현지화에 성공해야 한다. 현지인을 더 많이 채용하고, 더 많은 현지공장과 법인을 세워야 한다. 해외에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해외 시장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

LG전자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더 이상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에 가깝다. 현지생산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수출 비중도 70~80%가 넘는다.

이들 기업들이 국내에 있는 공장이나 연구소를 해외로 이전하려면 해당 지역 근로자는 물론이고, 시민단체까지 나서 '결사반대'를 외친다. 해외 인재를 영입하려면 국내 일자리를 먼저 늘리라고 아우성이다.

글로벌 기업의 경쟁 상대는 또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다. 우리의 법과 제도, 여론도 이제는 글로벌 경쟁에 걸맞게 성숙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우리 기업들이 살찌고 나라의 경제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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