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피랍 사태 다시는 없기를...

[기자수첩]피랍 사태 다시는 없기를...

김능현 기자
2007.09.03 17:59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으면 천당갑니다” 주말 서울 시내 백화점 정문 앞, 대여섯 명의 교인들이 절규하듯 확성기에 입을 대고 외친다.

비슷한 시각, 불륨을 한껏 높인 확성기를 매단 00교회 소속의 한 승합차가 “예수에 귀의하라”고 소리치며 도로를 활보한다. 인파로 북적이는 주말 서울시내에서 낯설지않은 풍경이다.

'암호'같은 외신과 싸우느라 다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망 좋은 술집에서 맥주 한잔 하는 순간에도 종교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창밖을 내다보면 어림잡아 대여섯 개가 넘는 십자가가 눈에 들어온다. ‘한국에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 ‘나에게 오라’는 강요처럼 와닿는다.

탈레반에 납치된 샘물교회 신자들이 개종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샘물교회 목사는 “탈레반이 개종 서약서를 작성하라고 강요하는 등 인질들을 이슬람교로 개종하려 했으며 구타까지 했다”고 말했다. “인질들이 아무도 개종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고도 했다.

새삼 한국 교인들의 강인한 의지, 종교적 신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개종을 거부한 것은 탈레반의 폭력을 동원한 강요 앞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저항감도 한몫 했을 것이다.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폭력은 반감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수천년간 이슬람교를 신봉해 온 아프간 사람들에게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봉사는 또 다른 폭력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확성기' 선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19세기 미국의 선교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지적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번 피랍 사태 이후 한달 넘게 해오던 '줄야근'도 드디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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