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재계 임원인사 트렌드]-<2>마케팅·영업·R&D 등 전문분야 중용
120여명의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를 이끄는 차강희 소장. 그는 이번에 '별'을 달았다. 국산 휴대전화 최초로 세계시장 판매 1500만대를 기록한 초콜릿폰을 디자인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 이는 '스페셜리스트 임원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 각 대기업의 임원 인사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글로벌 경영, 마케팅.영업, R&D와 디자인, 특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탁이다. 기획,인사,재무,총무 등을 두루 거친 제너럴리스트들보다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쟁력을 축적한 인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해외 영업에 일가견이 있는 김익환 기아차 인재개발원장을 부회장 직책을 신설해 승진시켰다. 또 판매와 마케팅 부문이 전체 임원 승진자의 33%에 달할 정도로 이 부문의 비중을 뒀다. 글로벌 경영체제에 맞춰 전세계 판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LG는 경영직 신규선임 임원 60여명 중 20%를 해외사업 담당 인력 중에서 발탁했다. 중국 지역 ABS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해낸 LG용싱 법인장 손옥동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 LG상사가 중동지역본부장인 유명재 상무의 부사장 승진도 같은 경우다.
SK그룹은 CIC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각 계열사별로 글로벌 사업분야를 특화시켰다. SK네트웍스는 무역부문 위주의 상사컴퍼니에 이창규 사장을 선임해 글로벌 시장에 대비했다. SK텔레콤 글로벌 비즈 컴퍼니를 만들어 서진우 사장을 발탁 선임했다.
한화그룹도 글로벌 경영 사업부문과 현장 영업부문에서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미국 자동차 부품 회사인 아즈델 인수 등 글로벌 경영의 가시적 성과를 낸 한화L&C 최웅진 사장이 좋은 예다. 전무 승진자 4명과 특진자 3명은 모두 영업 부문에서 나올 정도로 이 부문을 중시했다.
CJ그룹도 CJ제일제당 신선식품BU에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영업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3명이 발탁 승진시켰다.
R&D분야와 디자인, 특허 등 전문분야 인사들도 대거 승진대열에 합류한 대표적인 그룹은 LG다. LG그룹 상무 신규선임자 84명 가운데 21%인 18명을 R&D 출신일 정도였다. SK,한화 등도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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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법무관련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한 법무팀장 권오준 상무와 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는 배원복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디자인, 법무ㆍ특허, 컨설팅 등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5명의 전문위원(상무)도 신규 선임했다.
SK그룹의 경우 SK에너지가 R&D 부분을 'P&T(전략기획& 글로벌 기술)'이라는 이름을 붙여 독립기업화한 뒤 이 부문 사장으로 미국 엑손 모빌 출신의 연구개발(R&D) 전문가 구자영씨를 영입했다. SK에너지는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검사출신인 김준호 사장을 CIC장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올해부터 사업실적과 사업방향에 따라 전문가를 발탁하는 수시 임원 인사 제도와 전문위원(현장전문가), 연구임원(R&D 인력)제도를 신규 도입키로 결정했다. 전문위원에 한화 화약부문 김태용 전무가 선임됐으며 5명이 상무급인 연구임원으로 승진했다.
CJ는두부 신제품(브랜드명 행복한 콩) 개발로 단기간내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식품연구소 권순희 초임 부장을 상무로 파격 승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