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광우병 파동 읽기
우리 사회를 폭풍처럼 무섭게 뒤흔들며 연이은 촛불집회와 잘잘못 가리기 논쟁 심지어 끝장토론으로 우리를 밤새 잠 못 이루게 만들고 있는 `광우병 파동(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인가?
이 사태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것인가. 어떠한 사회현상도 우리에게 한걸음 진전을 위한 교훈을 준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혹은 얻어야 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이 사태에 대해 누가 책임이 있는지 누가 옳은지 심지어 누가 매국노인지 누가 애국자인지 따져 묻는 흥분의 심정은 잠시 접어두자. 이 사태의 속을 들여다보는 방안 중의 하나로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서로비키(James Surowiecki)의 말을 빌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사태는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를 잘 보여주는 사례일까 아니면 익명성 속에서 발현되는 ‘대중의 광기’라는 위험신호일까. 다시 말해서 여러 대중의 평균적 의견이 똑똑한 일부 개인들의 의견보다 우월함을 보여주는 예일까. 아니면 우왕좌왕하면서 환상과 무지 속에서 허덕이다 마침내 모두가 파멸하는 비극의 시작일까. 과연 우리는 현재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함으로써 우리 국민은 보수와 경제살리기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총선에서는 집권당이 자만하지 않도록 그리고 언제나 긴장속에서 국가의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교묘한 선택을 함으로써 ‘대중의 지혜’를 보여주었다.
미세한 부분에서는, 예컨대 비례대표의 일부 잘못된 공천도 무조건 받아 주는 등 잘못된 선택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중들의 평균적 의견인 국회의원의 전체적인 분포는 아무리 뛰어난 드라마 작가라도 그려 낼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한 모습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예전 모 유명 연예인의 신상에 관련된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결국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으로 끝을 맺은 사건 같은 경우에 우리는 대중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현상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해석과 악성 댓글 그리고 무분별한 퍼나르기 끝에 무고한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결과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만든 여러 사건들은 우리들에게 ‘대중의 광기’라는 경험도 선사하였다.
또 이 해프닝은 우리 사회가 이제 확실히 웹 2.0의 시대에 들어섰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 국민 모두가 정보의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인 시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정보의 전달 역할이 기존 대중매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누구나 할 의지만 있으며 정보를 생산하고 혹은 적어도 전달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시 미국 쇠고기 수입 파문으로 돌아오자.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과연 이 사태 속에서 각자의 다른 관점을 힘들지만 인정하고, 그러면서 특정한 루머나 괴담에 휩쓸리지 않는 독립적 판단을 볼 수 있는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주 작은 문제를 트집잡아 상대방의 전문성을 깎아내리고 인격모욕성의 논란이 횡행하고 있지는 아니 한지 반성해 볼 일이다.
서로비키의 따끔한 지적처럼 대중이 지혜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대중 각자의 다양성과 독립성이 필수적이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바로 서로의 다른 생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정보의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전달자이며 그리고 소비자인 개인 각자가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대중의 지혜를 얻는 기본임을 깨닫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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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모여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진정으로 지혜를 얻고 싶다면 그것이 사회든 기업조직이든 가족이든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