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주가조작 무죄"…외환은행 매각은?

"론스타 주가조작 무죄"…외환은행 매각은?

김익태 기자, 오상연
2008.06.24 16:31

HSBC 인수계약 파기 가능성

법원이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2심에서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토대로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곧바로 승인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자칫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 사건 확정 판결은 물론 올 12월 예정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1심 선고 결과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매각 승인이 내년으로 늦춰져 내달 말이 시한인 HSBC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매계약은 파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꽃놀이 패 쥔 론스타= 검찰의 상고 절차가 남았지만, 무죄가 선고된 만큼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매각 승인이 지연됨에 따라 HSBC와의 계약이 파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론스타는 분기배당과 분할 매각을 통해 지분 처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하나 등 다른 인수후보자를 찾는다 해도 법적 불확실성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프리미엄만 포기하면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도 보유 지분을 10% 미만으로 쪼개 팔 수 있다. 신속한 지분 처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HSBC가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하면 국내 은행 중 하나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며 "론스타가 블록세일에 나서면 자금력이 뛰어난 중국 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서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해도 분기배당 등의 가격을 더 얹어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인수후보들이 많은 만큼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높아져 론스타로서는 이래저래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고민하는 HSBC=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사건 2심 결과가 외환은행 매각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HSBC는 다급해졌다. '무죄'가 나오면 금융당국이 매각 승인과 관련된 긍정적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희망과 달리 금융위는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검찰의 상고여부 등 사법적 절차가 남은 상황에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제반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 2심을 근거로 매각 승인을 해줄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전광우 위원장 역시 지난 20일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은 아직 1심 판결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기 매각 승인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연말에나 1심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판결 결과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반응을 접한 HSBC는 고민에 빠졌다. 여전히 한국시장이 중요하고, 외환은행 인수 의지에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계약 파기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세계 시장에서 어디든 수조원의 자금으로 투자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HSBC가 대외적 이미지를 고려해 한국시장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HSBC가 바라고 있는 것은 매각 승인이 아니라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착수했다는 메시지라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HSBC는 7월 말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신호가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한이 넘어가 계약 파기가 이뤄진다면 론스타가 아닌 HSBC에서 나설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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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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