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플레 두토끼 잡아야 하는 FOMC 고심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를 제외한 대부분의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초반 급락세를 딛고 장중 상승반전하면서 낙폭을 만회했지만 하락세를 모면하지는 못했다.
와초비아(+5.6%), 리먼브러더스(+6.8%)가 급등했고 JP모간(+2.3%), 모간스탠리(+2.6%), 골드만삭스(+1.9%), 씨티(+1.6%), 메릴린치(+1.5%) 등 대부분의 금융주가 모처럼 기세를 떨쳤다.
그러나 주택 및 소비심리 침체는 여전했다.
4월 주요 대도시 집값이 15% 넘게 폭락하면서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컨퍼런스보드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6년 이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사상최고치의 국제유가(WTI) 부담과 취약한 고용시장 동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로얄더치쉘이 지난주 공격받았던 나이지리아 유전이 재가동된다는 소식으로 139달러선을 향하던 WTI가 상승폭을 다소 내줬지만 두바이 종가는 사상최고치인 130.91달러를 기록했다.
아직 지난 9일 기록한 장중 고점(131.30달러)을 넘지는 못했지만 130달러 저항선을 돌파한 모습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관건은 기업 어닝이다.
UPS가 2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 전망을 하회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2년래 최대폭인 6% 넘게 급락했다. 운임 상승과 배달물량 감소는 고유가와 신용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경제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화학제조업체인 다우케미컬도 도이치방크가 이익추정을 하향하면서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톰슨 로이터는 S&P500 기업의 2분기 어닝이 1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전망치(-4.2%)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증권사는 코스피 기업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저점을 친 영업이익이 올 4분기까지 확장국면에 있으며 2분기 실적이 이같은 선상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이도한 동양증권 연구원) 7월초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면 지난 3월처럼 주가 상승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날 미 공개시장회의(FOMC) 이후의 이벤트는 2분기 실적발표가 될 것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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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분기 긍정적인 실적 발표 이후 2분기, 나아가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발표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실망 매물에 대한 우려도 배제하지 않기 시작했다.
설사 전반적인 어닝 모멘텀이 확장국면에 있더라도 모든 섹터가 그런 것이 아니라 금융, 산업재, 통신 업종의 이익 전망치는 하향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IT, 소재 업종으로 수혜가 집약될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면한 문제는 이날 FOMC 이후의 시장반응이다.
미국이 당분간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전날 금융주가 상승했지만 이날 발표문에 금리 인상에 대한 언질을 주지 못한다면 버냉키 연준리(FRB) 의장의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
지난 9일 보스톤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미달러와 국채수익률 상승을 유도했던 버냉키 의장이 금융권의 손실 확대와 경기침체에 굴복해 인플레 통제에 대한 정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FRB에 대한 시장 신뢰가 땅에 떨어질 수 있는 일이다.
FOMC가 증시 회생의 이벤트가 되지 못한다면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행진이 중단되지 못하고 코스피지수가 1700선 밑으로 내려앉을 여지가 있다.
이달들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37억달러, 대만에서 36억달러, 인도에서 21억달러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미증시 하락세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이같은 매도공세는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와 경기둔화라는 두마리 토끼에 대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하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수급측면에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지지선 설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FOMC 이후 반전의 모멘텀이 부상하지 못한다면 2분기 실적 시즌이 주식 매도의 확인단계로 둔갑할지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