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안정 의지 공식적 표명…'증시 역효과 우려도
정부당국은 7일 환율안정의지를 강도높게 표명했다. 이날 증시 개장전 기획재정부는 "보유 외화를 풀어서라도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환율수혜주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환율에 민감한 전기전자와 자동차 관련주는 약세다.
삼성전자(271,500원 ▲5,500 +2.07%)는 전 주말에 비해 8000원 내린 60만9000원을 나타내고 있다.현대차(572,000원 ▲22,000 +4%)도 2.6% 하락한 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674억원의 매도 우위로 21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도 불확실성에 59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기관이 1250억원의 순매수로 증시를 방어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순매수가 2780억원에 이르러 실제로는 매도하거나 관망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환율 개입이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근원적인 문제로 부각되는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환율 방어책이 실효성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환율 방어책이 실패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한 경계심을 지적했다.
이종우HMC투자증권(12,200원 ▼740 -5.72%)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흐름의 틀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증시는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신흥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진행되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때문에 국내 물가 상승 억제를 막기 위한 환율 방어책이 하락추세로 가닥을 잡은 국내증시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오히려 글로벌 상황에 맞서 무리하게 환율 방어를 취하면 국내증시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유가의존도에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경제는 교과서적으로 바라보면 △고유가 지속->경상수지 적자->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패턴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노력이 자칫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이 센터장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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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터장은 "현재 환율시장은 지난주 2일 정부가 40억달러로 추정되는 물량을 하룻동안 풀어 단기방어에 성공해도 이틀새 원상회복할 정도로 상승에 대한 압력을 피할 수 없다"며 "물가를 잡기 위해 거액의 외화를 쏟아붇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국내증시도 악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귀띔했다.
윤세욱메리츠증권리서치본부장도 "정부의 환율 개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개입한다고 해서 글로벌 상황을 도외시하고 증시가 '에너지'를 얻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 주는 정부 당국의 메시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 가능성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윤 본부장은 "환율 방어에 나선다고 해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등 글로벌 여건상 국내 증시는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정부의 환율 방어 개입 시사가 증시에 서는 부정적인 모습을 비춰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우려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의 환율 개입이 증시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특히 외국인들은 환율을 보고 판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매도 추세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정부가 환율을 억제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이 생겨 가급적 빠르 시일 안에 주식을 매도하고 나갈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서용원현대증권리서치센터장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발표가 파괴력있게 외환시장에 작용할 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환율은 예측가능하게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조치로 외환시장이 안정돼 증시도 악재 가운데 하나를 해소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