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이 기사는 07월24일(08:2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차입매수(LBOㆍLeveraged Buy Out)가 어느새 인수합병(M&A) 시장의 미운 오리 새끼로 변해버렸다.
검찰이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가 위법적인 LBO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법원이 LBO 방식을 통한 M&A에 대해 배임죄를 적용한 이후라 충격이 더했다.
일반적으로 '차입매수(LBO)'란 매입대상 회사의 유무형 '자산'을 담보로 해서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기법을 말한다. 검찰은 아직 인수도 하지 않은 기업 주식을 담보로 차입금을 마련해 M&A를 하고, 채무상환 부담도 피인수회사에 떠넘겨 해당 기업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동양메이저측은 한일합섬 주식이 아니라 기존에 보유 중인 다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LBO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차입금 상환은 동양메이저와 한일합섬 합병 후에이뤄져 LBO 방식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담보 대상이나 차입금 상환 방법 등은 중요치 않아 보인다. M&A를 위한 LBO 자체가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일반화된 LBO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된서리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LBO는 헤지펀드와 다를 바 없다"고까지 했다. LBO를 통한 과도한 차입이 물가 불안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게 당국의 판단이다. 여기에 검찰까지 거들고 나선 셈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M&A할 때는 인수자가 100% 자기 돈으로 인수하든지 아니면 LBO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국의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M&A 활성화를 위해 LBO는 필수적이다. 돈은 항상 효율성, 즉 '수익'에 따라 움직인다. 다만 위험을 측량하거나 예측해 그 위험을 떠안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투자자의 판단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금융권이 극도로 몸을 낮추는 상황에서 LBO 창구마저 막혀버리면 M&A를 위한 자금 조달 기회는 크게 줄어든다.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겨우 활성화되기 시작한 국내 투자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는건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