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극한의 공포와 희망

[내일의전략] 극한의 공포와 희망

홍재문 기자
2008.09.18 18:19

미재무성증권 수익률, CDS 금리는 공포의 단면

뉴욕증시 폭락에 비해 코스피지수는 상당한 저력을 발휘했다.

비록 이틀만에 연저점을 새로 썼지만 장중 -4%가 넘던 낙폭을 -2.3%로 막아내면서 1390선 위에서 장을 마친 것은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중신한지주(92,900원 ▲1,100 +1.2%)가 -13.5%,우리금융이 -13.6% 폭락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하고 시총 5위국민은행도 -9.6%까지 밀리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금융업종이 유일하게 5% 이상 주저앉았다.

그러나 증권업종 낙폭은 -2.1%에 그치며 전날 상승폭(+5.7%)의 절반도 내주지 않았고 건설업종 하락폭은 -0.69%에 불과했다.

유진투자증권(4,525원 ▲25 +0.56%)은 이날 장세에서조차 상한가의 기염을 토했고 증권업종 시총1위 종목인삼성증권(96,200원 ▲2,800 +3%)은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건설업종의 시총 1∼2위 종목인현대건설(151,900원 ▲800 +0.53%)GS건설(28,000원 ▲750 +2.75%)도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시총 15위 이내에 있는 대형주인LG전자(109,400원 ▲1,100 +1.02%),LG디스플레이(10,950원 ▲90 +0.83%)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시총2위포스코(349,000원 ▲1,500 +0.43%)는 장중 -3.78%에 달하던 낙폭을 -1.18%로 막아냈고, 시총3위현대중공업(371,500원 ▼3,500 -0.93%)은 -4.8%에 달하던 하락폭을 -1.2%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원/달러 환율이 37.3원 급등하면서 또 다시 1150원대로 올라섰고 3년 및 5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9bp나 급등하는 등 주식·외환·채권 등 3대 금융시장이 초토화되면서 'Sell USA'가 'Sell Korea'로까지 전이됐다.

하지만 7% 가깝게 추락하며 9일 연속 연저점 경신 행진을 펼친 중국 상하이증시가 장후반 한때 상승반전하고, 10% 넘게 폭락하던 홍콩 H지수도 장막판 상승하기도 하는 등 추락하던 아시아 증시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시키고 AIG를 인수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조치가 레버리지가 크고 파급력이 적은 곳은 철저히 시장논리에 맞기는 반면 레버리지가 작고 파급력이 큰 곳은 확실하게 보호하는 '보이지 않는 원칙'이 세워짐에 따라 살기 위한 노력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워싱턴뮤추얼이 웰스파고에, 영국 최대 모기지은행인 HBOS(핼리팩스 스코틀랜드 은행)가 로이드에, 모간스탠리가 중국 씨틱증권으로 매각 또는 합병설이 나도는 것은 금융불안을 조속히 잠재울 수 있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패니매와 프레디맥, 리먼, 그리고 메릴린치와 AIG 사태 등 격랑을 헤쳐나가느라 바닥이었던 1500선을 내주고 1400선 밑으로까지 100p 넘게 양보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FRB의 횡보가 빨라지면서 미국발 금융불안이 급속도로 진화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리먼처럼 오너겸 CEO의 맹점을 드러내면서 부실을 털지 않고 버티던 곳을 단칼에 쳐버리자 JP모간에 인수시킨 베어스턴스의 전례를 바라던 투자은행들이 가격 네고의 여유를 상실한 채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점이 끝없이 지속될 것 같던 금융위기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전날 4bp까지 추락한 3개월물 미재무성증권 수익률이 상식밖의 현상인 것처럼 이번주 들어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금융권의 CDS(크레디트디폴트스왑) 금리 또한 위기 현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과도한 면이 있다.

지난 3월 14∼17일 기록했던 연고점의 수배에 달하는 CDS금리 폭등세는 어떤 금융기관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극도의 비관론이 빚어낸 공포의 한 단면일 뿐 실제 파산하는 곳은 우려와 달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보다 현실적이고 냉정한 분석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하나인 S&P(스탠다스앤푸어스)의 경고를 보면서 미국의 신용등급(AAA)이 강등될 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날 한국이 편입된 FTSE 선진지수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7%에 달하는 데 미국의 신인도가 흔들려서는 여타 국가를 모두 합쳐도 미국을 대신할 수 없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의 몰락까지 감안하고 있는데 상황이 그렇게까지 악화된다고 보는 것은 전세계 어떤 자산도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걱정도 지나치면 병인데 불치가 아닌 병은 치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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