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스닥시장 1·2부 제도로 바꾸자

[기고]코스닥시장 1·2부 제도로 바꾸자

도용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2008.10.13 10:05

코스닥시장은 중소ㆍ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인프라다. 벤처기업이 직접금융으로 성장단계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벤처캐피탈은 투자금액의 90% 이상을 코스닥시장을 통해 회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벤처생태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코스닥시장이 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금년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정상적인 유상증자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며 올해 8월 말까지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29개 기업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40% 이상 하락하여 벤처캐피탈 회수시장으로서의 기능도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자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큰 몇 개 기업도 거래소시장으로 이전하는 것을 심각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시장의 특성은 다산다사(多産多死)다. 용이한 상장요건(거래소에 비해)과 엄격한 퇴출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보다 많은 기업에게 상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일정요건에 미달하거나 경쟁에서 뒤처지는 기업은 과감히 퇴출(상장폐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로 인해 신규진입이 매우 제한적이다. 한해에 170개가 넘던 신규 상장기업수는 몇 년째 70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신규상장이 어려워지니 상장된 기업은 상장프리미엄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퇴출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 상장프리미엄을 매개로 불건전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결국 코스닥시장을 불신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상장요건의 개선과 퇴출기준 강화 등 코스닥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대책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지금상황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이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코스닥시장을 1, 2부로 개편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스닥 상장기업 중 50개 정도의 우량한 기업을 선별, 1부 종목에 편입시키고 차별적인 우대정책을 통해 우량기업만이라도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2부종목에 편입된 기업은 상장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게 되어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게 될 것이고 자연스런 퇴출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규 상장되는 기업도 우선 2부종목으로 편입시켜 일정기간 후 우량기업을 선별하여 1부 종목에 편입함으로써 주가가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코스닥시장이라는 중요한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문제가 없지 않지만 아직도 코스닥시장은 거래량이나 시가총액 등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술기업을 위한 증권시장이다. 이 중요한 인프라가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제대로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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