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00선 붕괴 우려..저점매수 고려할 시점
전세계 증시가 새로운 저점 테스트를 받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장중 11년 저점까지 추락했다. 유럽 증시의 스톡스600지수는 6년 저점으로 떨어졌고 일본의 토픽스 지수는 2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인도 증시는 9000선이 무너지는 등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마켓 증시도 무너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올해 저점이 붕괴됐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이 일차적인 방어선이지만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한 코스피 1000선도 '풍전등화(風前燈火)'라고 전망하고 있다.
답답한 것은 거센 바람을 막아줄 방패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지만 정부는 자칫 개입이 실패할 우려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동유럽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동유럽 경제가 무너지면 직격탄을 맞을 서유럽 국가들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서유럽 각국도 '내 코가 석자'인데다 의견을 모으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미국은 정책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GM 등 자동차 회사의 파산 여부, 씨티은행 등 정부 자금을 지원받은 은행들의 국유화 논란이 벌어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다.
증시 애널리스트들 중 지금 주식을 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000에서 1000 밑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줄기차게 주식 매수를 외쳤던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증시 주변 여건으로 볼 때 1000선 지지에 대한 자신감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는 저점 매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 됐다. 환율상승, 동유럽발 불안 등 악재는 여전하기에 우선은 방어적인 전략이 필요하지만 지수가 하락할수록 그만큼 가격 메리트는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 가격은 더 낮아진다. 최근 9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는 외국인들이 수급상 증시 급락의 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태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영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2007년 10월 고점 기록 당시의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평가한 달러화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11월 사이에 기록한 저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특히 달러화 코스피지수는 648포인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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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연구원은 "만약 1000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격 매력이 커진 한국 시장을 재차 바겐헌팅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증시 주변에는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개인들이 여전히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1000선의 붕괴가 증시로 자금 유입을 막고 있던 둑의 붕괴가 될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 1000선 아래에서는 가격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다"며 "달러 환산 기준으로 보게 되면 코스피지수는 매우 싼 가격대로 진입하게 돼 1000선 아래로 추가 하락하게 되면 작년 말과 같이 저가 매수를 노린 스마트머니의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