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투자심리 추락..."수급공백"

[내일의전략] 투자심리 추락..."수급공백"

오승주 기자
2009.02.26 16:47

외인 현선물 '쥐락펴락'... '토종세력' 위축

국내증시가 외국산 롤러코스트에 휘청댔다. 외국인들이 지수선물시장을 쥐락펴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매를 좌우하고, 코스피시장에서도 13거래일째 매도우위를 이어가면서 국내증시를 '놀이터화' 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현란한 움직임에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하면서 코스피시장은 26일 초반 3% 넘는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1.5%하락한 1054.79로 장을 마쳤다.

장중 1036.67까지 하락하며 1040선도 내줬다. 이날 코스피시장은 장중ㆍ종가 모두 연저점을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지수선물시장을 휘젓고 다녀도 마땅히 대응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투자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했다.

동유럽 국가부도 위기와 미국 대형은행의 국유화 논란 지속 등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관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전반에 투자심리의 추락이 거세지고 있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투자심리가 정체되면서 호재로 받아들일만한 소식도 악재로 뒤집어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증시가 힘을 잃게 되고, 다시 심리가 움츠러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증시에서 원/달러 환율은 1517.5원으로 11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국채와 통안채 투자로 얻은 이자소득을 면세하는 등 외화유동성 대책이 발표된 이후 환율시장과 증시가 더욱 요동쳤다.

정부에서는 외환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지만, 시장에서는 '얼마나 다급하면 저런 대책을 내놓게 됐나'는 부정적인 시선이 심리를 좌우한 것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 미사일에 대비해 3차례 요격실험 마쳤다는 소식에 북한리스크도 얼어붙은 심리를 자극하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류용석현대증권시황분석팀장은 "기본적으로 상승을 이끌만한 대형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국내증시에서는 외국인을 제외하면 주식을 사줄 세력이 부재한 수급공백이 큰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태에서 시장의 심리는 조그만 소식 하나에도 휘청대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에 대응해야 할 투신을 비롯한 기관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점도 심리악화에 일조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신은 이날 997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최근 9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보에 함께 발맞추고 있는 셈이다.

개인도 이날 1114억원의 순매수로 장을 끝냈다. 지난 주 코스피시장이 5거래일 연속 하락할 당시 개인은 최대 5013억원(18일)을 순매수하는 등 1조4979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서는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며 4거래일간 6039억원에 그치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투자심리가 상당폭 하락한 것이다.

연기금은 이날 23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연기금도 이달 들어 최고 순매수액이 지난 24일 1586억원에 그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토종세력의 심리약화 속에 외국인이 빈틈을 파고들어 국내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증권 류 팀장은 "이번주 들어 1100선 회복을 3번이나 시도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려 무위로 끝나면서 토종세력의 투자심리가 상당히 추락하고 있다"며 "반격을 노릴 소식이나 기회도 마땅치 않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류 팀장은 "현재 국내외 증시를 뒤덮고 있는 악재들을 해소할 대형 모멘텀이 등장해야 반격을 시도할 수 있지만 여의치 않은 형편"이라며 "당분간 신중한 시각에서 증시에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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