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동 반년, '얻은 것' vs '잃은 것'

멜라민 파동 반년, '얻은 것' vs '잃은 것'

김희정 기자
2009.03.04 08:52

기준 마련, 기업별 자체검사도 '깐깐'… 업계 공동 자구책은 진전 없어

지난해 9월 중국 발 멜라민 파동이 발생한 이후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멜라민 분유 제조업체 싼루는 결국 파산했고, 중국 정부는 최근 식품안전 관련 법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중국산 원료 비중이 높았던 국내 식품업체들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식약청은 결국 지난 2일 식품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있어 기준치가 있을 리 만무했던 멜라민의 허용기준을 고시했다. 위해 평가 결과와 선진국 기준을 참고해 이유식 등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식품은 불검출로 하되, 나머지 식품과 식품첨가물은 2.5ppm 이하로 멜라민 허용기준을 정했다.

식품업체들은 일단 위해 기준이 마련됐다는 것에 환영하고 있다. 멜라민 말만 나와도 살얼음판을 걸었던 식품업체들로서는 가이드라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일근 식품공업협회 차장은 "허용치가 높고 낮고를 떠나서 일단 기준이 생겼다는 건 그만큼 업체들에게는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며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것이 일차 과제지만 검출됐을 때 신속하게 유해성 여부가 가늠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멜라민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졌고, 멜라민이 검출됐던 제품을 모두 리콜 하는 등 잃은 것이 크지만 얻은 것도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자사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던 A사는 멜라민 파동 이후 원료와 완제품을 생산 로트 별로 자체 검사하며 멜라민 함유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멜라민에 관한 한 시스템적으로 문제발생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을 일일이 돌며 200회에 걸쳐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죄 공연까지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식품업체들은 원료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예전엔 국내 식품안전기준만 만족하면 됐지만 이젠 전 세계적인 위해요소를 모두 파악하고 우리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멜라민 파동은 이런 작업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별기업들의 자체 노력과는 별개로 중국 청도에 민간 검사 기구를 설립하겠다던 식품업계 공동의 자구책은 진척된 기미가 없다.

멜라민 파동의 정점에 있었던 지난해 10월, 식품업계 CEO 특별위원회는 중국 청도에 업계 공동으로 민간 검사 기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CJ제일제당(214,500원 ▼2,000 -0.92%),롯데제과(30,950원 ▲200 +0.65%)를 비롯해 식품업계 주요기업들과 식품공업협회, 식품연구소가 공동으로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개별 기업의 이해와 당장 직결되지 않다보니 논의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희덕 식품연구소장은 "아직 참여 기업이나 설립 자금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며 "아무래도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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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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