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 당하지 않으려면 손 씻으세요"

"감금 당하지 않으려면 손 씻으세요"

김희정 기자
2009.04.01 09:56

[도전! 불만제로] 3-1. 불혹의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깐깐한 청결관리

[편집자주] 【편집자주】건과, 빙과사업 모두 업계에서 꼴찌로 시작해 역전 스토리를 일군 롯데제과. 67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만 42년을 맞는 지금은 매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과자왕국이다. 42년간 단 한번의 마이너스 성장도 없이 300여종의 장수제품을 쏟아낸 비결은 뭘까. 불혹을 맞은 롯데제과의 제1호 공장, 영등포 공장을 찾았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화장실 벽에 붙은 안내문. 손을 소독하지 않으면 자동문이 열리지 않게 돼 있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화장실 벽에 붙은 안내문. 손을 소독하지 않으면 자동문이 열리지 않게 돼 있다.

'화장실 문을 강제로 열지 마세요.'

자동문인가?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직원은 "손 살균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손을 씻는 정도가 아니라 '살균' 하지 않으면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살균기 작동 여부를 센서로 감지해 문을 여는 시스템이다.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에서는 볼 일 보고 손을 소독하지 않으면 당황하기 일쑤다.

69년부터 꼬박 40년간 껌, 캔디, 초코릿, 아이스크림 등 주력제품을 생산해온 영등포공장은 롯데제과의 제1호 공장이다. 불혹을 맞은 이 공장은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롯데제과의 생산 변화상을 대변해주는 곳이다.

임병호롯데제과(27,450원 ▲150 +0.55%)품질경영팀 부장은 "40년간 한 결 같이 유지해온 비결은 청결"이라며 "영등포공장은 지어진 지 오래지만 그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위생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청결은 기본'이라는 임 부장의 손가락에는 결혼반지가 없다. 혹시라도 제품이 세균에 오염될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싫어하겠죠. 하하."

공장 천정 곳곳에 독특한 장치가 눈에 띄었다. 곤충이나 벌레를 유인하기 위한 포충등이었다. 아니 과자 공장에 포충등이 대체 왜?

영등포 인근에는 안양천이 있다. 하천 주변은 곤충이 서식하기 좋은 곳이다. 주력제품이 당도가 높은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이다 보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롯데제과는 해충방역업체인 세스코(CESCO)와 제휴해 포충등을 설치한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에게 관련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물질에 대한 클레임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그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과 논, 밭에 둘러싸인 시골 슈퍼에서는 애벌레가 과자 포장지를 뚫고 침입하는 사례도 있다.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유통 관리의 허점으로 발생하는 일이지만 고객 클레임은 제조사로 들어오니 식품업체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롯데제과는 외부 연구기관과 함께 아예 곤충이 싫어할 만한 포장지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곤충이 싫어하는 재질이나 질감, 향기 등을 연구해 이를 포장지에 적용한다는 아이디어다. 일단 개발이 된다면 제과업계에서는 꿈의 포장지로 부상할 듯하다.

임 부장은 "고객 불만은 이유를 막론하고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 고객들의 오해를 줄이려면 아예 곤충이 싫어할만한 재질로 제품을 포장하면 문제가 없지 않겠나. 외부 연구기관과 개발하고 있는데 경쟁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가나초콜릿' 포장 라인. 가나초콜릿은 75년에 출시돼 지금까지 총 9억2000만갑이 팔린 국내 최장수 초콜릿이다. 1갑씩 늘어놓으면 경부고속도로를 134회 왕복하는 길이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가나초콜릿' 포장 라인. 가나초콜릿은 75년에 출시돼 지금까지 총 9억2000만갑이 팔린 국내 최장수 초콜릿이다. 1갑씩 늘어놓으면 경부고속도로를 134회 왕복하는 길이다.

초콜릿 만드는 공장이라 복도부터 달콤 쌉사름한 초콜릿 향이 밀려온다. '가나초콜릿'은 75년 출시돼 지금까지 총 9억2000만갑이 팔린 국내 최장수 초콜릿. 1갑씩 늘어놓으면 경부고속도로를 134회 왕복하는 길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그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가나초콜릿은 제형이 만들어지자마자 전 제품이 금속탐지기 앞을 지난다. 포장을 마친 후에는 또 한 번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 미세한 금속이라도 감지되면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으로 빠져 나와 수거된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의 가나 초콜릿 생산라인. 초콜릿 제형이 완성되면 곧바로 금속검출기를 거쳐 이물질 포함여부를 확인하고, 포장을 마친 후 또 한 번 금속검출기를 거쳐 이중으로 점검한다. 금속물질이 검출되면, 해당 제품이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빠져나와 수거된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의 가나 초콜릿 생산라인. 초콜릿 제형이 완성되면 곧바로 금속검출기를 거쳐 이물질 포함여부를 확인하고, 포장을 마친 후 또 한 번 금속검출기를 거쳐 이중으로 점검한다. 금속물질이 검출되면, 해당 제품이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빠져나와 수거된다.

안전한 것만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순 없다. 최고의 맛을 내려면 원료 가공부터 숙성, 유지결정 안정화, 완제품 보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온도와 습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나초콜릿은 반 가공 원료를 사서 완제품을 만드는 경쟁업체와 달리 카카오 콩에서 원료를 직접 가공함으로써 미세한 맛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 초콜릿에서 유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유지 결정이 안정화 돼야 광택도 나고, 쉽게 녹지도 않는다.

완제품으로 포장된다고 곧바로 시장에 출고되는 게 아니다. 창고에서 또 한 번 일주일의 숙성을 거친다. 과자나 빵과 달리 초콜릿은 제조가 막 끝났을 때 바로 먹는 것보다 일주일 정도 숙성 후에 먹을 때 가장 맛있기 때문에 추가 숙성과정이 필수적이다.

위생에 보다 민감한 것은 빙과류 생산라인이다. 2시간마다 제품을 수거해 일반세균과 대장균 수치를 검사한다. 하지만 아무리 청결히 관리해도 세균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식약청은 세균 허용치를 정해 관리감독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더블비앙코 생산라인. 포장을 제외하고 사람의 손이 닿는 작업은 거의 '제로'다. 아이스크림류는 2시간 마다 대장균 및 일반세균 검사를 거쳐 위생을 점검한다.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더블비앙코 생산라인. 포장을 제외하고 사람의 손이 닿는 작업은 거의 '제로'다. 아이스크림류는 2시간 마다 대장균 및 일반세균 검사를 거쳐 위생을 점검한다.

나임정 롯데제과 생산기술팀 대리는 "미생물 법적 관리기준에 따라 l㎖ 당 빙과류는 대장균군 10 이하, 일반세균은 3000 이하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2시간마다 제품을 수거해 전 제품을 샘플링해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스밀크와 아이스크림은 l㎖ 당 각각 일반세균이 5만 이하, 10만 이하를 충족시켜야 한다.(대장균군은 l㎖ 당 10 이하로 동일).

▲대장균 및 일반세균 샘플을 점검 중인 나임정 롯데제과 생산기술팀 대리. 포장재가 제품에 미치는 영향부터, 제품의 세균오염 여부까지 다양한 검사를 진행한다.
▲대장균 및 일반세균 샘플을 점검 중인 나임정 롯데제과 생산기술팀 대리. 포장재가 제품에 미치는 영향부터, 제품의 세균오염 여부까지 다양한 검사를 진행한다.

최근 식품안전이 이슈로 부각하면서 식품업체들마다 위해요소집중관리기준(HACCP)을 인증받기 위해 혈안이다. 롯데제과는 이미 10년 전인 1999년 HACCP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7년에는 전 제품에 들어가는 색소도 천연색소로 변경했다. 일부 제품에서 검출됐던 미량의 트랜스 지방 함량도 현저히 낮추거나 식약청이 인정하는 '제로' 수준으로 조정했다.

롯데제과는 또 최근 반년 간 금속검출기와 X-Ray 검출기, 투시기 등 검사장비를 신형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도 장비와 설비교체에 약 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에는 제과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소비자 불만 자율관리 프로그램(CCMS) 우수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CCMS란 소비자 불만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적극 가동하고 근본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제도다. 롯데제과는 CCMS 도입 일환으로 기존의 고객상담팀을 고객지원센터로 확대, 변경했다. 글로벌 식품위해상황 발생에 대비해 외부정보 수집시스템도 도입, 국내외 4만여개의 인터넷사이트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품질 무결점을 위해 지난 2000년 ISO 9001 인증도 받았다. 생산과정에서 유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ISO 14001 인증도 획득, 조직구조, 활동 계획, 책임, 관행, 절차, 과정, 자원 등을 친환경 모델로 전면 시스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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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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