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미, 만만한 밥이 아니다

[기자수첩]개미, 만만한 밥이 아니다

김진형 기자
2009.04.07 15:15

"시장이 마치 북한이 발사한 로켓처럼 1단 분리에 성공하고 2단계 추진체가 힘을 내고 있는 것 같네요."

북한 미사일 발사로 온 나라가 뒤숭숭한 6일 만난 한 증시 전문가는 이날 증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에게 1단계 로켓은 프로그램이고 2단계 로켓은 외국인이다. 지수가 1000선에서 1200선으로 올라오는데 가장 큰 추진력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차익매수잔고가 8조원을 넘어서 더이상 매수할 여력이 거의 없는 수준까지 진입하자 '외국인'이라는 2단계 로켓이 점화됐다. 외국인은 2일 3626억원, 3일 4752억원, 6일 2485억원 각각 순매수하며 1300선 돌파의 가장 큰 동력이 됐다.

그는 로켓 이야기와 함께 올 들어 외국인, 기관, 개인들의 투자 패턴을 들려줬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기관은 최근 매수 타이밍을 놓쳐 속이 타고 있을 것이고 외국인은 올들어 꾸준히 우리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하지만 ETF로 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봐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하지만 개인들의 매매가 아주 현명(smart)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매를 따라가지 못하고 소위 '만만한 투자자'로 취급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 대박을 터뜨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되기는 하지만 대다수 개인들은 시장에서 돈을 따기 보다는 잃는 투자자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팔면 상한가요, 사면 하한가'라는 개인들이 올해는 철저하게 코스피지수가 빠지면 사들이고 지수가 상승하면 파는 저점매수, 고점매도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다. 개인들은 연초 12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가 1100선까지 하락하는 동안 연일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개인들은 지수가 다시 1200선까지 오르는 기간 동안 매도한 후 2월초~2월말까지 지수가 1200선에서 1000선까지 밀리는 기간에도 주식을 연일 사들였다. 그리고 지수가 3월말이후 1200에서 1300선까지 오르는 동안 최근 사들였던 주식을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개인들의 선전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대형 위기 이후에는 반드시 수익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들은 최소한 올들어 지금까지는 더 이상 외국인과 기관의 '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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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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