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심리적 통치<2>

얼마 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잉 유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 말이 금융시장에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물론 그 말이 유동성에 대한 흡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곧장 기획재정부의 해명(?)도 있었지만 그 여진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고 있다.
윤증현 기재부 장관의 한마디가 왜 그렇게 시장에 파장을 크게 만들었는가 하면, 이 말이 과연 정부의 생각을 대변한 것인지 혹은 개인의 단순한 생각인지에 의해 자산배분의 기준마저 바꾸어야 하는 아주 중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조금 쉽게 말하면, 만약 정부의 생각을 대변한 것이라면 향후 유동성 흡수를 위한 여러 가지의 조치들이 나올 것이고 그럼 금리를 올리거나 채권을 매도해서 유동성을 흡수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시장전략을 다시 수정을 해야만 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유동성은 경기의 커브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전 세계의 주가가 오르기 약 3개월 전부터 세계 각국의 유동성 지표들이 호전되기 시작했었다는 점을 보면 유동성이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만약 지금 당장 정부의 생각이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데 맞추어져 있고 또한 이에 대한 시도를 하고 유동성 지표가 다시 악화될 경우에는 중기적인 조정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발언이 나가자마자 이성태 한은총재는 현재는 과잉유동성의 시기가 아니라고 응수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두 버팀목이 이렇게 상반된 견해를 밝히고 있으니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이성태 총재의 생각도 모든 금통위원들의 공통된 생각도 아니다. 물론 어떤 금통위원도 지금 당장 유동성을 조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는 없지만 과잉유동성에 대한 경계성 발언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 우리나라의 유동성을 좀 보자. 뭘 가지고 그렇게 호들갑인지 말이다. 우리의 M2 증가율은 한 10% 정도 된다. 선진국이나 이웃나라들에 비해 그렇게 놀라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이미 M2 증가율이 두자리 수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연초에 기록했었던 15%가까운 증가율에 비해 최근에 축소되고 있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은 M2 증가율이 무려 25%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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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들이 저렇게 통화증가율이 높으니까 우리나라는 괜찮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지금은 아직 유동성 흡수를 논의할 때는 결코 아니다.
주 중 미니 칼럼을 통해 거론했지만 교통사고가 나서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에게 아드로핀을 주사했다고 해서, 그 환자가 마약 중독에 걸릴까를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옳지 못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속히 이 수렁에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나간 다음에 더러워진 옷을 걱정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지금 일부 유동성이 자산 가격에 바라지 않은 속등현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일부 자산가격일 뿐이다
일례로 아직 채권시장까지는 고르게 온기가 확산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여전히 투자적격채권의 말단에 있는 BBB- 등급의 수익률은 고점에 비해 30BP 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과잉 유동성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좀 다행스러운 것이, 우리들의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몇 가지의 선입견이 우리를 위험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예를 들면...노벨상이라는 것을 누가 만들었는지...그 노벨상이 대변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또한 IMF에서 여러 가지 지표를 조합한 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열심히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탄 사람이 어떤 성과를 토대로 경제학상을 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충실하게 그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미국에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에게 “지금 세상이 위험하니 유동성좀 늘리지?” 라고 했다면 차베스는 늘리던 유동성도 줄여나갈 지도 모른다.
중국의 후진타오에게 오바마가 아무리 귓속말로 유동성을 늘려달라고 한들 정치인으로서 위험성을 감수하고 M2 증가율을 25%대까지 끌어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연일 세계 시장이 아직 저점을 찾으려면 멀었고 2차 위기가 엄습할 수 있다고 하루가 멀다하고 떠들어댄다면 좀 말이 달라진다.
크루그먼 교수가 만약 각국의 재정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한다면 다들 “그렇구만” 이라고 한다.
어라? 그래서 “크루그먼”인가보다. 그는 일주일에 수차례 언론을 통해 나와서는 전체 규모가 5000억 달러도 채 되지 않는 카드 부실을 놓고 조만간 큰 위기가 터질 듯이 힘주어 말하고 있다.
아마도 노벨상 수상자라고 하는 근사한 홍보 창구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쉽게 국제적인 공조 흐름을 기대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