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어느 날 아침. 서울 대치동에 살고 있는 대학생 홍경환(가명)군은 여름방학 동안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에서 배낭을 메고 자전거로 코엑스역에 도착한다. 수도권고속직행전철(GTX)을 타고 20분 만에 일산 킨텍스역에 도착한 홍군은 2시간 전 부산역에서 출발한 유라시아횡단 철도를 탄다. 북한, 중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를 거쳐 영국 런던에 도착한 홍군은 한국에서 가져온 자전거로 유스호스텔에 도착해 짐을 푼다.
몇 년 전만 해도 소설에 나올 법한 얘기지만, 지금은 소설이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얘기다.
피부로 잘 못 느끼고 있지만, 한강이나 주변하천의 둔치에는 어디든 자전거 도로가 잘 준비돼 있으며, 공휴일에는 같은 때는 자전거를 타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가족들로 채워진다. 교통체증, 매연과 전쟁 같은 일상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현대인들은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교통환경을 주거환경만큼이나 열망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진행 중인 녹색교통시스템이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먼 미래의 꿈으로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전세계 교통분야에서는 철도를 앞세운 '저탄소 녹색혁명'이 전세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철도르네상스’라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철도산업의 부활은 사실 예전부터도 수십년동안 꾸준히 연구되고 정책으로 제안돼 왔지만, 최근까지는 현실성 없는 이상론으로 치부돼 온 게 사실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은 철도가 교통의 간선역할을 하고 있으며, 거미줄처럼 연결된 철도망과 함께 경전철이나 버스시스템, 자전거 연계시스템 등으로 철도의 최대 약점인 문전 연결성을 보완하면서 친환경적인 교통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한국의 경전철과 GTX도입도 철도선진화의 수순을 밟는 과정으로 교통난, 공해 등의 부작용과 고비용,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정치적 역학관계로 추진되지 못했던 일명 ‘철의 실크로드’, 한국-유라시아 대륙간철도 구상도 최근의 국제관계 및 경제여건의 변화로 적극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총 3개의 노선이 논의되고 있는데 시속 200km로 달릴 경우 서울에서 유럽까지 80시간이면 연결이 되며, 이 구상이 실현되려면 동북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의 참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국의 주도로 이들 노선이 구축되면 21세기 후반 한국의 위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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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하면 우리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고향에 내려갈 때 홍익회 카트에 실려온 구운 계란을 먹으며 훈훈한 정을 느끼던 칙칙폭폭 느린 완행열차가 아련히 떠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의 철도기술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 항공교통과 경쟁하는 단계로 올라서고 있다. 이미 시속 300km이상의 고속철 뿐 아니라 일반전철도 200km이상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자기부상열차를 넘어 무인튜브시스템을 이용해 비행기에 맞먹는 속력을 내는 시스템도 연구되고 있다.
철도사업은 '녹색성장'과 같은 전세계 친환경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와 자원고갈사태가 이어지면서 과거 시대의 유물로 여겨지던 철도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GTX만 봐도 그 실현성에는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이었으나, 실제 발표 후 국민들의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인 철도는 앞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것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질 수 있다. 우리의 기술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고,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만드는 역사가 이뤄지길 꿈꾸며 전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