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개드는 텔레마케팅

[기자수첩]고개드는 텔레마케팅

송정렬 기자
2009.05.13 07:00

텔레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드는 등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단지에서 6개월 무료혜택과 현금 18만원 지급을 내세운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가두판매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초고속인터넷과 전화, 인터넷TV를 묶은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최대 25만원의 현금에 휴대폰까지 공짜로 제공하는 등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가입자 쟁탈전이 '도'를 넘어섰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시장경쟁이 과열되면서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소리소문없이 다시금 텔레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불법 텔레마케팅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SK브로드밴드의 개인정보 유용행위가 경찰수사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되면서 KT,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등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줄줄이 영업정지까지 받아야 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초고속인터넷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재정비하겠다며 무조건 텔레마케팅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약속은 헌신짝이 됐다. 초고속인터넷업체 한 관계자는 "2차 대리점 등에서 일부 하는지는 몰라도 본사 차원에서 텔레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발뺌이다. 반면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너나할 것 없이 현금 마케팅뿐 아니라 텔레마케팅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초고속인터넷업체들도 가입자 모집을 위해 당연히 텔레마케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이 합법의 울타리가 아니라 개인정보를 유용하는 불법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더구나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은 이미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험(?)이 있지 않나.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텔레마케팅 경쟁에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바로 고객만족이다. 진정한 고객만족은 눈앞에 현금을 주는 것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소중히 다루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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