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프로그램과 맞짱뜨다

[개장전]프로그램과 맞짱뜨다

김진형 기자
2009.05.28 08:05

프로그램 "팔자"vs개인·외인·기관 "사자"… 일주일이 관건

코스피지수가 닷새 연속 하락했다. 1400선을 넘어서면서 조정의 압력이 커지고 있던 마당에 터져 나온 남북관계의 긴장감은 불확실성을 키우며 견고하던 투자심리에 균열을 내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꾸준히 매수해 오던 개인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점, 꿋꿋하던 중소형주들의 낙폭이 커졌다는 점은 불안해진 투자심리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반등이 나타나야 할 시점에서 재차 하락이 발생하며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20일 이동평균선(1394선)과의 거리는 3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5일 연속 하락했기 때문에 한번 정도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27일(현지시간)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고 전일의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한 것은 오늘(28일)도 우리 증시의 반등을 자신할 수 없게 만든다. 지난달 기존주택판매 건수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지수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록적인 국채 발행 부담이 다우지수를 2.05%, S&P500지수를 1.90%, 나스닥지수를 1.11% 각각 끌어 내렸다.

특히 그동안 증시를 받쳐 주던 수급도 심상치 않다. 최근 증시 수급에서 보여지는 특징 중 하나는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매도다. 최근 3일간 프로그램은 1조367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이 기간 외국인은 6985억원, 개인은 5365억원 등 총 1조2350억원을 순매수했다. 연일 순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기관도 이 기간은 실질적으로는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도에서 프로그램 매도를 제외하면 기관도 최근 사흘간 1550억원 매수 우위였다.

단순화하면 '증시의 모든 투자 주체들 연합군(외국인+개인+기관)과 프로그램의 한판'이 최근 증시의 수급 구도다.

그렇다면 프로그램 매도는 지속될까, 또 지속된다면 얼마나 더 매물을 쏟아낼 수 있을까. 프로그램은 선물시장의 베이시스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베이시스는 현물(코스피200지수)와 선물(코스피200지수선물)간의 가격차다. 베이시스가 높으면, 즉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비싸면 비싼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게 되고 반대로 베이시스가 낮으면(현물이 선물보다 비싸면)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게 된다.

최근 베이시스는 현물이 선물보다 비싼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베이시스(마감 기준)는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였다. 이 때문에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 거래가 활발한 상태다. 선물 가격이 이렇게 낮게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향후 증시를 좋지 않게 본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고 해도 프로그램 매물이 무한대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선물 전문가들마다 추가로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 매물 추정치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대로 보는 전문가는 2조원까지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매수차익잔고(주식을 사고 선물을 파는 거래로 베이시스가 낮아지면 이를 청산하는 반대거래가 나타남)가 6조4000억원대로 감소해 연중 최저 수준이지만 지난 3월 만기 때 롤오버 된 물량들까지 감안한다면 약 8000억원 정도까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매도차익거래(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는 거래)에서도 1조2000억원까지 현물을 파는 물량이 출회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통상 매수차익잔고 청산이 먼저 이뤄지고 매도차익잔고 증가가 이어지는 패턴이었지만 최근에는 베이시스가 크게 약화되면서 이 두 가지 거래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는 규모로 볼 때 약 일주일 정도 지속될 수 있는 물량으로 추정된다"며 "이 기간 동안 현물시장이 이를 막아내며 횡보할 수만 있다면 프로그램 매물이 소진되면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물시장이 이 기간 동안 지쳐버린다면 큰 폭의 하락을 맞을 수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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