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유동화의 비밀]②준거기업 파산..신용파생상품 신용등급 CCC-로 추락
이 기사는 06월19일(16:45)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아리랑에스에프가 매입한 외화표시 신용파생상품은 사실상 휴지가 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준거기업이 파산하면서 발생한 잇따른 나비효과로 아리랑에스에프가 대규모 자본잠식에 빠진 셈이다.
아리랑에스에프의 부실은 금융위기로 우리은행이 서브프라임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것과 비슷한 사례다. 유수의 해외 투자은행(IB)들을 생존의 갈림길로 몰고 갔던 신용파생상품 투자 손실이 아리랑에스에프에도 나타난 것이다.
◇신용위기 초기..해외 신용파생자산 매입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2007년. 아리랑에스에프는 헤지펀드와 해외 IB들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발행한 합성부채담보부증권(Synthetic CDO), Managed Synthetic CDO, 시장가치 연동 대출채권담보부증권(Market Value CLO)을 대거 매입했다.
최우량 신용등급은 아니지만 부실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Synthetic CDO의 신용등급은 AA-였고, Market Value CLO는 A였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불행이 시작됐다. 일부 준거기업이 한계 상황에 몰렸고 결국 파산이나 부도에 이르렀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아리랑에스에프의 매입 자산 가치는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1년 사이에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중에서 부도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리랑에스에프가 매입한 자산은?
이번달 차환발행이 중단된 아리랑에스에프 시리즈 I의 기초자산은 해외SPC인 ELM B.V가 발행한 Synthetic CDO. 신용부도스왑(CDS)과 신용연계증권(CLN)이 결합된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는 CDS 계약에 따라 준거자산에 신용사건이 발생할 경우 원리금 상환 의무를 갖는다.
ELM B.V는 95개 해외기업의 채무에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신용스왑 상대방인 UBS에 원리금을 물어주는 계약을 맺었다. 대신 ELM B.V는 보험료와 비슷한 CDS 프리미엄을 받는다.
아리랑에스에프는 ELM B.V가 UBS로부터 받은 CDS 프리미엄 등을 바탕으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7000만달러(투자당시 원화환산 655억원). 그런데 금융위기와 경기하강으로 기업들이 채무 상환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AA-에서 CCC-로 급락했다.
현재 이 유동화증권의 평가 가치는 '0'이다. ELM B.V가 UBS에 지급해야할 원리금 규모가 최우선손실부담금액인 1억8900만달러를 넘어 최소한 2억600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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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J의 기초자산은 Synthetic CDO에서 한 단계 발전한 Managed Synthetic CDO이다. Managed Synthetic CDO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이후에도 준거기업을 교체할 수 있어 신용사건 발생에 따른 손실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그러나 "Managed Synthetic CDO라도 지난해 신용위험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자산 교체(Managed)가 어려웠고 대신할 만한 기업을 찾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5월말 현재 120개의 해외 준거기업 가운데 5곳에 신용사건이 발생했다. 유동화자산의 잔존 포트폴리오 대비 후순위 비율이 0.75% 수준으로 하락했다. 결국 아리랑에스에프는 이 유동화증권 가치를 '0'으로 평가했다. 현재 신용등급은 CCC-(S&P 기준)이다.
시리즈 K의 기초자산은 일반적인 대출을 모아 유동화시킨 대출담보부유동화증권(CLO)으로 ABS와 유사하다. 케이만군도에 설립된 Hudson Caymon Funding Ltd가 2007년8월9일에 발행한 증권 가운데 아리랑에스에프는 Class-D, 4780만달러를 매입했다.
이 유동화증권의 가치 역시 앞선 CDO들과 다르지 않았다. 2008년4월 유동화증권의 가치하락을 제한하기 위해 Market Value CLO에서 Cash Flow CLO로 유동화 구조를 변경했지만 기초자산 부실까지는 막지 못했다.
Cash Flow CLO와 Market Value CLO는 기초자산의 만기 구성이 다르다. 전자는 기초자산인 대출채권이 CLO 만기 이전에 모두 상환되지만 후자는 CLO가 만기도래하면 기초자산을 매각해 CLO의 원리금을 상환한다. 후자가 시장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리랑에스에프의 자본잠식은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신용파생상품 투자에서 손실을 본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