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차등화·펀드판매사 이동 등 도입 '소비자 중심' 제도개편
-은행권 영향력 줄어들 가능성
-과당경쟁 인한 부작용도 우려
펀드 판매의 무한경쟁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펀드 판매수수료 차등화 및 판매회사 이동제도를 본격 도입키로 함에 따라 공급자 위주의 펀드시장이 투자자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번 펀드 판매수수료 차등화 및 판매회사 이동제도 도입가 ‘펀드 생태계’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자 위주의 펀드시장이 투자자 위주로 급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소장은 "미국 등 펀드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고객 구분 없이 획일화된 보수와 수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며 "이번 제도 도입으로 판매사들은 수수료와 서비스 차별화에 노력할 수밖에 없게 돼 투자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펀드시장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만들면 판매사가 이를 획일적으로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이었던 것. 투자자산과 투자기간이 각기 다른 고객들이라도 모두 똑 같은 조건 하에 펀드에 가입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고객의 투자자산 및 기간, 심지어 해당 판매사와 얼마나 오래 거래를 했는지에 따라 펀드 수수료와 서비스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이번 제도 도입의 가장 큰 의미는 공급자 중심의 펀드시장이 투자자 위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판매사들은 어떤 상품뿐만 아니라 어떤 수수료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펀드 판매업계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판매사간 수수료 및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민은행, 미래에셋 등 일부 판매사가 과점하던 펀드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비용부담이 덜한 중소형사나 신설사, 외국계사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박리다매 전략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비용 부담이 높은 은행 등 대형 판매사들이 차별화하지 못할 경우 과점형태가 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자들의 PICK!
특히 은행권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우재룡 소장은 "이번 조치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예금, 보험, 펀드 등 여러 가지 상품을 복잡하게 판매하고 있는 은행권"이라며 "그 동안 은행권은 광대한 지점망을 활용했으나 수수료 및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면 증권사는 펀드 판매 비중이 높아 비용을 낮추면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말 현재 펀드 판매사는 89개사이며 전체 판매규모 381조4851억원이다. 이중 9.6%(36조6797억원)를 국민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또 국민은행을 포함 신한은행,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삼성증권(98,400원 ▲6,000 +6.49%)등 상위 5개사의 펀드 판매규모가 전체 32.5%(124조2584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매사간 수수료 과당경쟁과 치열한 고객 쟁탈전으로 영업질서가 문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나친 수수료 경쟁으로 서비스 질만 나빠질 수 있다"며 "특히 판매회사 이동제도가 도입되면 VIP 고객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자칫 영업질서가 문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도 "판매수수료 차별화는 과거 간투법상에서도 가능했던 것이었지만 감독당국이 과당경쟁을 우려해 못하게 한 것이었다"며 "더욱이 판매회사 이동제도까지 도입되면 과당경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감독당국이 제도 시행에 앞서 과당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