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김정일 쇼크' 장마속 우산 준비

[내일의전략]'김정일 쇼크' 장마속 우산 준비

오승주 기자
2009.07.13 17:03

연중 2번째 최대폭 하락… 외인 매도, 방향전환인지 여부 '주목'

'김정일 쇼크'가 증시를 강타했다. 코스피지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췌장암설에 공포를 느끼면서 13일 지난 주말에 비해 50.50포인트(3.53%) 하락한 1378.12로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폭은 올해 1월15일 71.34포인트 이후 최대였다. 하락률로는 올해 3월2일 4.16% 급락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가뜩이나 불안한 투자심리에 북한 리스크의 대두, 실적시즌을 앞둔 우려감이 겹치면서 코스피지수는 4개월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쇼크'는 '울고싶은 데 뺨 때려준 격'으로 풀이했다. 지난 5월부터 14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에너지를 소진한 코스피시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하락을 위한 촉매제로 삼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향후 증시에 대한 관측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에너지를 발산한 코스피시장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북한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며 하락세로 가닥을 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코스피지수는 1300선을 저점으로 한 차례 밀린 뒤 방향성을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증시의 하락을 유도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다. 외국인은 2321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의 약세를 주도했다. 7월 들어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4월8일 3291억원의 매도 우위 이후 3달만에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도 7770계약을 순매도하며 프로그램 매도세를 촉발했다. 프로그램 순매도는 2290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에 따른 북한 리스크를 이날 증시의 주된 하락 요인으로 지목하지는 않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가 각각 2.6%와 3.5%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 이상 내린 점 등 아시아주요증시의 동반 내림세가 코스피시장에만 나타났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오히려 북한의 정권 리스크를 빌미로 그동안 피로감을 느낀 증시가 태도를 바꾸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특히 최근 수급의 방향을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실적시즌을 맞아 '별다른 먹을거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변심을 위한 좋은 '거리'로 한국의 북한 리스크를 재료로 둘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민상일이트레이드증권(6,890원 ▲20 +0.29%)투자전략팀장은 "김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도 증시의 급락 요인으로 충분히 지목될 수는 있다"면서도 "결국은 외국인들은 높아진 코스피시장의 가격부담이 국내증시에서 발을 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장마속 우산을 준비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을 강조했다.

최근 다시 불어 닥치는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감 분위기에 따라 연초 이후 상당히 많은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들로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코스피시장에서 12조880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국내증시의 매력도를 바라보고 뛰어들었지만, 이제는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한국인들과는 달리 전쟁위험에 대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외국인들로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빌미로 한 발짝 물러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민 팀장은 "외국인이 주식을 사주지 않으면 국내증시의 약세는 불가피하다"며 "코스피지수 1300선까지 하락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류용석현대증권시황분석팀장은 "김 위원장의 췌장암 와병설은 국내증시에 참여한 외국인들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은 상당히 줬을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약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당시 코스피시장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사망 당일 코스피지수는 시초가를 949.01로 출발한 뒤 948.57로 장을 마치며 0.05% 하락마감했다. 이후 한 달뒤인 8월8일 코스피지수는 916.70을 기록하며 3.4% 내렸다.

하지만 그해 연말 1027.36을 나타내며 김 주석 사망 이후 8.3%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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