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SSM 출점 무기연기..SSM 확장 처음으로 벽에 부딪혀
대형 유통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이 처음으로 벽에 부딪혔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이하 홈플러스)는 오는 21일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개장하려던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159번째 점포 개점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오후 옥련동 매장 개장에 대해 '일시정지 권고' 결정을 검토하던 중소기업청에 "다양한 관련기관, 업계 및 단체 등과의 상호 '윈-윈(win-win)' 방안을 찾기로 했다"며 개장을 연기하겠다는 공문을 공식 전달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출점 연기에 따라 중기청도 일시정지 권고 등 행정조치를 잠시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슈퍼마켓협동조합이 SSM에 대해 반발해 삼성테스코에 지난 16일 사업조정 신청을 내고, 중기청도 이에 대해 일시정지 권고 등으로 적극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당초 SSM 확장에 확고한 입장이었던 이승한 회장을 비롯한 홈플러스 경영진이 숙고 끝에 전격적으로 신규 SSM 점포 개장을 미룬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기청의 일시정지 권고가 비록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대기업인 홈플러스 입장에서 이를 대놓고 무시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업계 최초로 일시정지 권고를 받는 부담을 덜면서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이번 홈플러스의 출점 연기가 중소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다른 지역의 SSM 출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중에 가장 빠르게 SSM을 늘려 전국에 158개 매장을 개설했으나 인천과 충북 청주 등 여러 지역에서 지역 상인들의 강력한 반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5곳의 SSM을 거느린 롯데슈퍼와 118곳의 GS슈퍼마켓 뿐 아니라 '이마트 에브리데이'라는 상호의 SSM을 적극 확장하려는 신세계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여론의 동향과 정부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SSM 매장을 늘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대형 유통업체와 영세상인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존 ‘사업조정 제도’를 일부 수정, 중기청이 단독으로 주관하던 ‘사업조정심의회’를 지방자치단체로도 이전하는 방안을 오는 22일 관보에 게재할 계획이다. 한나라당도 SSM의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당정에서 논의해온 SSM의 등록제 전환 등을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