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운용전략:은행편]안재완 국민은행 트레이딩부장
이 기사는 08월13일(10:5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채권 운용역들은 하나만 잘 하면 됐다. 고금리 은행채, 공사채, 우량 회사채 등 입맛에 맞게 골라 사기만 하면 돈이 됐다. 살 돈이 있느냐 없느냐, 적극적으로 샀느냐 사지 않았느냐의 차이가 희비를 갈랐다. 투자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극 매입에 나선 곳은 올해 목표한 운용수익을 대부분 채웠다.

안재완 국민은행 트레이딩부장(사진)은 올 상반기 같은 채권투자 환경이 상당기간 동안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낙하를 멈춘 경기, 패닉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고 있는 금융시장 상황 등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을 검토할 단계이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이 곧바로 실행되기도 어렵다. 경기 회복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 출구전략 실행이 다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중앙은행들이 출구쪽으로 발을 옮기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안 부장은 중앙은행의 움직임과 경기 회복 속도를 보며 일단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짜놓고 있다. 세부적인 운용은 운용역들의 판단에 맞기지만 큰 틀에서는 두가지 경로를상정하고 있다.
우선 "경기가 지속적으로 활황세를 보일 경우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중단기 금리가 더 빨리 올라 장기금리와 격차를 줄이는 베어리쉬 플래트닝(Bearish flattening)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 중 경기의 추가 개선 동력이 약화되며 더블딥(Double Dip) 가능성이 엿보일 경우 3년 이내 중단기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두 경우는 상반된 전략이다. 그만큼 경기와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과 예측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사실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은 만들어놨지만 시나리오대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기보다는 짧게 보고 갈 것을 운용역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현 경기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안 부장은 "경기 회복을 아직 확신하긴 어렵다. 고용이 살아나야 소비도 살아나는 데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아직 본격적인 고용시장 회복을 논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작될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경기회복 강도에 따라 통화 긴축의 속도가 결정되겠지만 올 하반기까지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들을 거둬들이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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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부장은 "기준금리는 하반기까지 현 수준인 2.00%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 차례(0.25%포인트) 인상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과 외환트레이딩도 책임지고 있다. 지금부터 주식은 보수적으로 봐야하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경기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했다.
달러/원 환율은 1200원선이 현재로서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 공급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편 올 연말이면 국민은행은 파생상품부분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자체적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으며 올 연말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은행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자율옵션 및 상품(Comodity) 데스크가 본격적으로 가동돼 국민은행의 운용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국민은행에 입행하기 전 뱅커스트러스트(BTC)를 시작으로 삼성증권에서 채권운용을 담당한 채권 및 금융시장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