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채권운용 성공의 조건

증권업계 채권운용 성공의 조건

황철 기자
2009.08.25 07:01

한신평 보고서 "대체조달·헤지능력이 관건"

이 기사는 08월24일(18:57)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의 채권운용 규모가 늘어나면서 위탁매매 중심의 사업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금융위기에서 드러난 증권사의 수익구조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채권운용 비중 확대에 따른 위험과 실적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채권운용, 경기침체기 정책적 저금리 효과 '톡톡'

한신평은 우선 중개(Brokerage) 위주의 소극적 영업에서 탈피해 IB 영역으로 수익구조를 넓힌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주식·채권 모두 경기에 연동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민감도 측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신용·영업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탁매매의 경우 사업 위험은 높지 않지만 시황·경기와 크게 연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장 변화에 따라 수수료 부침이 심해 증권사 실적변동성 확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채권운용의 경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일반적으로 정책적으로 금리를 낮춰 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하태경 수석애널리스튼 "경기침체기에는 위탁영업이 부진해지지만 정책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채권운용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반면 경기상승기에는 위탁영업이 호조를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상승전환, 채권 성과는 부진해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 상승·침체기를 거치면서 위탁영업과 채권운용이 서로 보완적인 실적이 유지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한신평은 이러한 분산효과의 전제로 "운용채권의 듀레이션(잔존 만기)을 적절히 조절하거나 헤지를 통해 금리변동성을 우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 연구원은"채권은 본질적으로 금리에 민감한 상품이어서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처럼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기에는 유동성 위험과 함께 대규모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체자금조달 능력을 갖추고 적절한 헤지에 나선다면 오히려 경기대응능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계 증권사 채권운용 성과 높은 이유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별로 채권운용 성과가 천차만별로 나타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은행계 증권사들이 최근 저금리 혜택을 상대적으로 크게 누린 것 또한 계열사(은행)의 자금지원이라는 대체조달 능력을 갖췄기 때문.

실제로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 증권업계는 고객의 환매요청에 따른 단기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다. 당시 증권업계 주요 단기조달수단인 콜거래마저 사실상 중단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매각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이들의 경우 급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지는 못했다.

하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이 비교적 원활해 굳이 채권매각에 나설 필요가 없었던 증권사는 기준금리 인하로 대규모 이익을 창출했다"며 "결국 채권운용 규모의 확대, 레버리지 상승 등의 표면적 현상보다는 개별 증권사별로 채권운용의 실질적 위험과 혜택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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