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경기회복 속도 둔화...증시도 속도 조절
코스피지수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가 흔들거리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특별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예상을 하회하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이어지고 있고 있다. 이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매일 살 것 같은 기세였던 외국인은 어느새 매도를 나흘째 이어가고 있다.
전날처럼 프로그램 매수가 수급의 버팀목이 돼 줄 수도 있지만 잇몸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한계가 있다. 전통적으로 외국인이 매도하는 기간에 프로그램이 외국인에 맞서 이겨 본 적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거나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의 바통을 확실히 넘겨 받기 전까지는 잘해봐야 횡보 장세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 증시가 올해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시기가 임박해 오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기업실적의 개선 속도가 단기적으로 3분기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고 또 하나는 경기개선 속도 또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각 기관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분기 이익은 3분기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4분기와 1분기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8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2%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전월대비로는 1.3% 감소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라는 계절적 영향이 있었지만 산업생산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생산(-0.6%), 소비재판매액(-0.3%), 기계수주(-39.2%), 건설기성액(-4.4%), 건설수주(-0.9%) 등 전반적인 지표들이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하반기 들어 경기개선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7월 이후 상승폭이 축소됐다. 통상 경기선행지수의 고점은 약간의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증시의 고점과 동행해 왔다. 지금은 과거의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경기선행지수의 고점이 증시 고점과 동행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OECD 경기선행지수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증시 상승의 모멘텀이었던 경기선행지수의 고점 임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10월 중순에 있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IT와 자동차의 이익모멘텀 변화 가능성, 10월말 이후 미국의 출구전략 구체화 등으로 인해서 분기 단위의 숨고르기 국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업실적 개선과 경기회복의 방향성 자체에 대해 부정하는 목소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럴 경우 증시는 흔들리는데 그치지 않고 부러지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 5~6월처럼 펀더멘탈에 앞서 달린 증시가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3~4월 과속한 후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7월까지 속도를 줄이는 기간 조정을 거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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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상승 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모멘텀이 약화됨에 따라 3분기 기업 실적발표 시즌까지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쉬어가는 흐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유동성 긴축을 이유로 8월 큰 폭으로 하락한 중국과 경기 회복 지연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과는 달리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추가 상승에 부담이 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거래량마저 감소하고 있어 10월 초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 개인소득 등 굵직한 주요 지표를 앞두고 다소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