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증시도 답답할 듯".."해외펀드 일부 환매" 주장도
두바이 신화(神話)를 이끌어 온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 월드'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증시 후폭풍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 등 기업과 증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리스크가 미미하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글로벌 도미노 현상과 유럽계 자금 투자 위축 등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당분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바이의 부채규모는 전체 800억 달러로 내년 5월까지 만기 규모는 56억8000만 달러다. 전체 부채 중 이번 지불유예를 신청한 두바이 월드 부채는 590억 달러.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리먼의 부채규모 5000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증시 체감도는 미미하지 않다. 이날 오전 10시51분 현재 코스피지수가 33.58포인트(2.1%) 급락하는 가운데 건설업종 지수는 2.84% 떨어지고 있다. 은행주도 3.21% 급락세다.
하지만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심리적인 면에서 건설주에 단기악재는 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중동건설시장을 흔들어 놓을 요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일(26일) 많이 떨어진현대건설(161,400원 ▲11,500 +7.67%),삼성물산의 경우 저가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두바이월드 발주를 수행하는 국내 건설사는 삼성물산 한 곳으로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00억 원 내외에 불과하고, 이미 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해 공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두바이월드 관련 익스포저 대부분이 유럽계 자금이어서 국내 금융주가 받는 직접적 영향도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6월 말 현재 아랍에미리트의 채무는 총 1230억 달러. 이 중 유럽계 은행에서 빌린 돈은 886억 달러로 72% 수준이다. 반면 국내 금융회사의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익스포저는 2억2100만 달러로 국내사의 전체 대외 익스포저 528억 달러의 0.4% 수준에 그친다.
다만 문제는 '두바이월드' 위기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독자들의 PICK!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정부 정책으로 무마되던 금융기관의 부실이 다시 부각된 것으로 특히 수요회복이 더뎌 기업과 사업의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는 걸 말해준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고, 실제 그런 줄 믿었던 중동 국가의 유동성 위기는 뜻 밖 이어서 정부 유동성 지원 덕에 근근히 버티는 기업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컸는데 그 대표격인 두바이월드의 부실이 터졌다는 점에서 시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 선진 증시의 급등 부담이 큰 상황에서 심리적 불안과 맞물려 낙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유럽계 자금이 두바이월드와 자회사에 묶여 오히려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국가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돌발 악재 탓에 12월 국내 증시도 답답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글로벌 시장 대비 약세를 지속했던 이달의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정의석 부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는 추세적으로 오르진 않아도 저점은 꾸준히 높여 왔지만 12월은 저점을 테스트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펀드 투자자라면 일부 환매하라고 조언했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선진국 증시가 조정 받을 시점이고 중국도 유동성 흡수 조치를 내놓으면서 해외 시장의 악재들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쇼크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12월 증시는 내년 경기 기대감과 연말연초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전약후강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두바이 사태는 한국에만 해당된 사항이 아니고 중동계 자금이탈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이어서 낙폭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며 "민감한 대응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은 미국 소비회복 둔화, 출구전략 가능성, 실적 모멘텀 둔화 등 조정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머징 국가의 세계경제 회복 선도, 빠른 국내경제 회복,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1550~1680포인트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