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울린 '석유사업' 흑자전환 성공할까

정유사 울린 '석유사업' 흑자전환 성공할까

최석환 기자
2009.12.16 07:57

4분기 들어 원유-석유제품 가격차 최저치 기록....당분간 업황 회복 어려울 듯

정유업계의 침체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2, 3분기 대규모 손실로 실적 악화를 불러온 석유사업은 성수기인 겨울철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의 경우 난방 수요 증가로 석유제품 판매가 늘고, 국제 시장의 제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대체로 호황을 누려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달 둘째주까지 원유와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분기 기준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서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수출하는 영업구조를 갖고 있어 원유와 제품가격 차이가 커져야 수익성이 좋아진다.

4분기 들어 두바이 원유와 휘발유 제품 간의 가격차는 배럴당 3.28달러. 3분기 평균인 6.68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1분기 8.29달러, 2분기 7.26달러에 이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가격 차이는 배럴당 3.71달러로 올해 최고치였던 2월 셋째 주(14.43달러)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난방유로 쓰여 겨울철 수요가 많은 경유도 같은 기간 원유와 제품의 평균 가격차이가 7.75달러로 1분기(10.83달러)에 비해 28%나 축소됐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판매량이 많기 때문에 경유의 마진 축소는 정유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3분기 정유업계의 석유사업 실적은 처참했다. SK에너지의 석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5조7992억 원을 기록했으며, 195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사업의 영업손실은 2분기의 683억 원보다 늘어난 규모다.

GS칼텍스나 에쓰오일(S-OIL)도 마찬가지다. GS칼텍스의 경우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이 1473억 원에 달했다. 에쓰오일도 석유사업 부진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영업손실이 704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5037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당초 4분기에 접어들 계절적인 수요가 늘어 석유사업의 수익성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원유와 제품가격 차이인 정제마진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흑자 전환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유에 대한 수요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인도와 중동 등에서 신규 정제 설비의 가동이 늘면서 공급량도 증가해 당분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유업계는 내년도 정유 시황이 올해보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세계 석유 소비량 증가로 정제수급 개선되고, △역내신규 잉여량 감소 △경유 마진 회복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정제마진도 회복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업황은 세계 경기 회복 속도에 달렸다"며 "세계 석유수요가 회복되고 아시아 신규 정제설비가 줄어들면 하반기 정도에 수익 개선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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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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