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100원, 6000원에 공모… 사측 "할증가 감안 3배불과"
액면가 100원, 공모가는 6000원.
현대증권이 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공모가는 액면가의 60배에 달한다. 투자자들에게서 너무 비싸다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공모가 왜 이리 높지?
현대증권은 수요예측을 거쳐 3월 10일과 11일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PwC드림투게더SPAC'은 기명식 보통주식 총 333만 4000주를 공모할 방침이다. 기관과 개인배정이 각각 50%씩이다.
이를 통해 200억400만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일은 3월19일이다.
현대증권이 밝힌 SPAC의 액면가는 단순 계산하면 공모가와 60배 차이다. 앞서 SPAC발행 계획을 발표한 대우증권의 주당 2.5~3.5배와 미래에셋증권의 3배, 동양종금증권의 20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현대증권은 이에 대해 "공모가가 턱없이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SPAC 설립 취지에 맞는 합병 대상을 물색한 뒤 실제 M&A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등을 고려한 절세를 감안한 공모가로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구상모 현대PwC드림투게더SPAC 전략기획 1본부 팀장은 "기업 합병시 회사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청산소득법인세와 의제배당(기업 합병 청산 등에서 정규의 이익처분에 의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배당과 똑같은 이익이 주주 또는 출자자에게 돌아가는 경우의 이익배당)을 고려하면 SPAC의 자본금이 작아야 세법상 세금을 줄일 수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SPAC의 활동이 본격 개시된 이후 세금문제로 감자를 실시해야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상장 이후 M&A 이후 공모가 대비 시장가가 감자로 크게 낮아지게 돼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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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이 설립한 현대PwC드림투게더SPAC의 청약 이전의 현재 자본금은 5300만원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자본금은 3억8000만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증권 측은 청약 이후에도 자본금이 낮기 때문에 합병 관련 세무 문제를 피할 수 있는 최적화된 자본구조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구팀장은 "액면가는 100원이지만, 현대 SPAC 설립에 참여한 발기인들은 할증발행(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받는 것)으로 주당 2000원에 신주를 받는다"며 "이같은 사실은 나중에 청약시 공시를 통해 알리게 되고 회사 설립에 참여한 발기인들도 2000원씩에 주식을 받아간 만큼 공모가 6000원은 60배가 아니라 3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눈치보기' 공모가 산정
현대증권의 설명에 따르면 발기인의 할증가격을 고려한 공모가는 3배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양종금증권도 액면가로는 공모가가 20배에 달하지만, 현대증권과 비슷한 방식으로 발기인에게 주당 5000원에 발행키로 해 2배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발기인에게 주는 할증발행 2000원의 근거에 대해 현대증권 구팀장은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산출된 금액"이라고 말했다.
절세문제를 고려한 자본금 출자와 SPAC 출범시 대주주의 지분율(약 20%), 상장 주관사인 현대증권의 상황 등을 고려해 2000원이 적절 수준으로 나왔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맞춰 공모가도 상장 이후 요소 등을 감안해 발기인 할증발행가의 3배 가량인 6000원이 산출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모가가 적절한 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주먹구구식'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SPAC을 준비하는 증권사가 주장하는 발기인 할증발행가 산출 등이 명확한 근거없이 진행되는 점도 있을 수 있다"며 "발행사나 SPAC관련 발기인은 손해를 보지는 않겠지만 공모가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는 일반투자자는 적정한 가격에 공모에 나선 것인 지 헷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발기인의 할증가격과 공모가 등 가격 산정에 대해 "시장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수영 금융감독위원회 사무관은 "청약시 각 SPAC상장 주체들이 공모가 산정에 대한 사항을 공시하도록 돼 있다"며 "투자자들은 공시를 근거로 공모시 다각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무관은 "공모가에 대해서 SPAC에 대해서만 따로 입장을 정할 수는 없다"며 "투자자들은 청약시 해당 SPAC에 대한 사항을 면밀히 숙지한 다음 태도를 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