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제 시행 후 2兆이상 이탈..증권사 마케팅 효과 가시화
펀드 판매시장에서 은행과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은 환매와 판매사 이동제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반면 증권사는 판매사 이동제 시행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자금 유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18개 은행의 펀드 판매 설정액은 총 110조2819억원으로 판매사 이동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1월 14일 112조6129억원보다 2조3310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42개 증권사는 100조5478억원을 기록하며 93조671억원보다 7조4807억원이나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펀드로 유입된 신규자금은 물론 펀드 이동자금까지 증권사가 독식한 모습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전체 펀드자금은 9조원가량 증가했으며, 펀드 이동자금은 124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신행은행이 6500억원가량 줄었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3700억원, 3500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 역시 3100억원가량 빠져나갔다. 증권사 가운데선 삼성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이 각각 2300억원, 3500억원가량 늘어났으며, 한국증권도1100억원가량 증가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주식형펀드로부터 자금이 이탈, 전체 설정액도 소폭 감소했다.
업계는 펀드 판매시장에서 은행과 증권사의 희비가 극명히 갈린 것은 판매사 이동제가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판매사 이동제를 계기로 증권사가 적극적으로 '고객 모시기'에 나서면서 신규자금까지 빨아들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 이동자금 규모가 작고,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했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지만 지점 분위기 등을 살펴볼 때 증권사가 이동제 시행에 따른 최대 수혜 금융기관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펀드 이동제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인식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향후 대상 펀드까지 늘어나게 되면 자금이동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것.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 이동제의 핵심은 펀드 투자자의 편의성 확보"라며"당장은 투자자들이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떨어지다 보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고 판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삼성증권을 비롯해 대형증권사들까지 판매교육에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자금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