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때 코스피 오른 적 없다" 원/엔도 절대 수준 높아
환율이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로 낮아졌고 원/엔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 경제에 환율은 주요 변수다. 기업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증권가에서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18원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이후 3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도 1250원 안팎에서 장기간 횡보하다 최근 1100원대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환율 하락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물론 환율이라는게 자국 통화의 상대적인 가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 강세는 그만큼 그 나라 경제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국 통화의 강세는 펀더멘탈의 상대적 우위에 따른 범 아시아적 현상"이라며 "특히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원화가 강할 때 코스피지수가 올랐고 원화가 약해질 때 코스피지수는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오히려 원/달러 환율보다는 엔화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주력 기업인 IT나 자동차 기업들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이다. 원화는 강세, 엔화는 약세일 경우 우리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엔고가 한 때 한국기업들에게 호재였던 것과 반대다.
실제 최근삼성전자(268,500원 ▼3,000 -1.1%),현대차(613,000원 ▲41,000 +7.17%)의 약세를 환율로 설명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현대증권은 엔 약세가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기존 주도주에 불편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창호 연구원은 "엔 강세기에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하고 엔 약세기에는 코스피가 하락하는 역의 관계를 보여 왔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실적이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고 앞으로도 좋은 것인가가 관건인 상황에서 엔화 약세라는 불편한 대외변수가 자칫 1분기의 호실적과 사상최고치 경신을 고점으로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투자증권도 "최근 원/엔 환율 하락은 국내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위험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를 슬림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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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후 원/엔 환율과 국내 업종별 주당순이익(EPS) 수정비율과의 상관관계는 자동차, IT 하드웨어 업종이 컸다며 펀더멘탈과 밸류에이션 상황까지 감안할 때 자동차, IT 하드웨어는 상대적 열위, 반도체는 상대적 우위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엔 약세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현재까지는 더 우세한 분위기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학균 팀장은 "원/엔 환율의 절대 레벨은 최근 5년의 평균 환율수준보다 17.5% 높다"며 "원/엔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경우 수출 관련주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키울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가격 경쟁력 저하와 이에 따른 펀더멘탈의 결정적 훼손을 말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다른 조건은 동일한 상태에서 원/엔 환율이 떨어진다면 국내 기업들에게 분명 부정적이지만 다른 조건도 변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등의 수요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격조건이 불리해 지더라도 수요 강세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이어 "자동차의 경우 미국 기업들이나 도요타가 점차 회복되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IT는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인해 전체 시장이 커지고 있어 환율 영향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