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은 미국 애플의 주가 흐름이다.
IT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애플 효과는 국내증시에서도 전기전자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가 지난달 초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패드에 삼성전자 부품이 사용되는 등 애플의 성장세와 국내 IT주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전자기기 수리업체인 아이픽스잇(iFixit)과 UBM 테크인사이츠(UBM TechInsights)가 아이패드를 분리한 결과 고가 부품 중 하나인 플래시칩이 삼성전자의 부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른 주요 반도체 부품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상당수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돼 애플의 실적이 국내 수급의 주도권을 쥔 외국인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측된다.
3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31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는 1% 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외국인 매매를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를 1665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전체 순매도 규모 가운데 71.8%를 차지했다.
외국인은삼성전자(210,500원 ▲14,000 +7.12%)를 664억원 순매도했다.LG디스플레이(12,010원 ▲740 +6.57%)도 32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전격 인상과 골드만삭스 본격 수사에 따른 미국증시의 지난 주말 하락, 국내에서는 두산그룹주의 유동성에 관한 루머가 돌며 악재가 많았지만, 유독 수급을 이끈 외국인은 전기전자에 대한 '팔자'를 강화한 셈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전기전자 대규모 매도에 대해 '애플의 조정 우려'가 외국인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증시를 선도하는 애플이 지난 주말 2.8% 내린 여파가 심리를 자극해 국내 IT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집중하게 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공급의 과잉 우려"가 제기된 점도 외국인들에게 국내 대형 IT주의 차익실현에 빌미를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용석현대증권시장분석팀장은 "외국인의 매도를 하루만 놓고 자세 변화를 논하기 어렵지만 이번주까지 전기전자에 대한 '팔자 행진'이 지속되면 태도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전세계 증시를 리드하는 애플주가의 움직임과 실적추정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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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달 26일 장중 주당 272.46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실적 신장세를 이어가며 올들어 4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고점을 기록한 뒤 4.2% 내리는 등 조정 분위기가 역력하다.
애플의 하락은 전 세계 증시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미국도 IT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있지만, 속도조절에 나서는 기미가 두드러지고 있어 국내 IT종목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국내증시는 애플 주가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기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국내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봐도 국내증시의 갈 길은 애플의 흐름에 답을 물을 수 밖에 없다.